중국자본의 대만 투자가 60년 만에 풀린다. 첨단기술이 필요한 중국자본과 투자재원를 필요로 하는 대만 기술이 결합하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전기ㆍ전자는 물론 자동차ㆍ통신ㆍ정밀기계 등 영역에서 한국제조의 경쟁력이 위협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는 전날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린 3차 양안(兩岸)회담에서 중국자본의 대만 투자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협정문에서 “대륙 기업의 대만 투자와 투자 타진을 위한 현지조사, 양안 간 산업협력을 강화하고 심화함으로써 양안경제무역 관계를 정상화하고 제도화하자”고 합의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현재 대륙 기업이 대만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반 허가사항을 심의하고 있으며 투자개방 분야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또한 투자방식은 직접투자와 주식매수를 통한 재무투자로 나뉘며 형태에 따라 독자적 투자와 합자, 대만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양안 간 합의는 중국 측의 첨단기술 확보 필요성과 대만 측의 투자유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대만 간 자본ㆍ기술 교류가 활발해지고 그 결과 중국 기업들의 첨단기술 확보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자본과 대만 기업이 결합할 영역의 대부분은 우리 기업과 경합관계를 형성하는 태양광에너지와 자동차, 전자, 통신산업, LED 조명, 풍력발전, 식품, 정밀ㆍ기계, 투자자문 서비스, 설계 서비스, 유통 서비스, 중의약, 방직, 자료정보 서비스 등이 꼽히고 있다. 당장은 대만 측이 핵심기술을 대륙에 쉽게 넘겨주겠느냐는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중국 측에 대거 팔아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국의 대만 기업 매수→대만 기술이전 가속화→중국 기업 경쟁력 제고→한국 기업 매력 저하→한국 기업 중국진출 위축’이라는 결과가 순차적으로 우리 기업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 소장은 “대만 정부가 주권확보 차원에서 핵심기술을 중국에 넘기지 않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돼 단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날지는 의문”이라며 “그러나 일부 대만 기업들의 경우 자금확보 및 대륙진출을 위해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입장을 보여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