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해 여야 물밑협상이 시작됐다. 여야 모두 한결 유연해진 태도로 협상에 나서 이번주 중 국정조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여야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27ㆍ28일 연이틀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나 이견 조율에 나섰다. 지금까지 회동에서 양측은 국정조사를 속히 재가동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쟁점 현안은 '일괄 타결'하자는 데 합의했다.
여야는 국정원 기관보고 공개 여부, 증인ㆍ참고인 명단 등 쟁점을 놓고 기존 입장보다 한 발짝씩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빈손 국조'를 우려하는 민주당과 '시간 끌기'에 대한 비난 여론에 직면한 새누리당 사이에서 통 큰 합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정조사 파행의 단초를 제공한 국정원 기관보고 방식은 비공개 진행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재개를 위해서라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국정원 기관보고) 공개, 비공개 문제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지난 26일 국정원 기관보고는 새누리당이 국가기밀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 민주당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반쪽 진행'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인 명단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민주당 측에서 융통성을 발휘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국정조사장에 세우는 문제를 두고는 여야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증인채택을 안 한다면 국정조사 의지가 없다는 걸로 보고 우리로서는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