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인권문제.통신위성 등으로 냉각조짐

지난해 6월 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호전 기미를 보이던 미-중 관계가 인권 문제, 통신위성 수출 금지 등 잇따라 불거진 현안들로 인해 다시 냉기류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미국은 최근 들어 과거 2선으로 밀어뒀던 중국의 인권문제와 군사기술 이전 및 무역적자 등 현안들을 노골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은 이에 즉각 비난성명을 발표하는 등 양국간의 외교설전이 한창이다. 미 국무부가 26일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대대적탄압』을 이유로 중국의 인권상황이 지난해 말 심각하게 악화됐다고 지적하자 중국은이를 즉각 내정간섭으로 규정, 강도높은 비난성명으로 맞받아쳤다. 클린턴 대통령도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대외정책 연설에서 『중국은 자유를 희생해 안정을 얻을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조만간 이해하게될 것』이라며 국무부 인권보고서를 옹호했다. 미국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타이완을 포함하는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의 조기확대 구축방침이다. 타이완은 지난 1일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TMD 체제 동참을 적극 검토하는 등 미사일 요격 시스템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 국방부도 최근 오는2004년까지 실전배치될 TMD에 타이완이 포함될 가능성을 내비쳐 중국을 자극했다. 한편 작년에 무려 569억달러를 기록한 미국의 만성적인 대중국 무역적자, 시장개방과맞물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조기 가입문제도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요인중 하나다. 이처럼 산적한 현안 속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8일 중국 방문에 이어 샬린 바셰프스키 무역대표부 대표 및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의 방문이 잡혀 있으며 또 주룽지 중국 총리가 4월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