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은행으로부터 부실징후기업(C등급)으로 선정된 성원파이프가 31일 주채권은행에 대출전액을 상환후 약정을 해지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일시적인 재무구조 악화에 대해 일방적으로 C등급을 부여한 채권단에 대한 반발성으로 해석돼 다른 기업들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성원파이프는 이날 “주채권은행인 농협중앙회로부터 공여받은 신용대출(구매자금) 120억원에 대해 대출잔액인 20억원을 조기상환해 대출금 전액을 상환 완료하고 약정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성원파이프는 당장 농협측에 주채권은행 지위상실 등을 위한 공식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채권 은행 교체’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성원파이프는 지난 6월 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비계량적인 평가를 배제한 채 주채권은행이 C등급을 부여하자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대출금 조기상환 등을 위한 자구노력에 나서겠다며 우회적으로 반발해 왔다. 성원파이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나 외환은행 등은 B등급 이상을 받았는데, 외환은행은 예상치 못하게 C등급을 받게 됐다”며 “비계량적인 평가가 반영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대출금 전액 상환이 주채권은행측과 갈등으로 해석되는 점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앞으로 무차입 경영을 목표로 기업신뢰를 쌓는데 더욱 분발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으로부터 재무개선약정체결 대상통보를 받고 대출금 전액을 상환한 뒤 주채권은행 지위를 상실시키는 등 정면 반발하는 등 기업신용평가 결과를 놓고 기업과 주채권은행간 갈등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