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북한 노동당 비서가 최근 선출된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장성택의 부인으로 지난해 9월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3일 "김경희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탈락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은과의 갈등 또는 스스로 사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평안북도 지역인 285지역에서 김경희라는 이름의 대의원이 선출됐지만 정부는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9년 12기 대의원 선거 때는 김경희라는 이름의 당선자가 두 명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당선된 김경희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김경희가 평안북도에 대의원으로 입후보할 연관성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김씨 일가의 '백두산 혈통'을 강조하는 정황 등을 감안해 김경희가 장성택 처형으로 인한 정치적 영향보다는 병환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장성택 사람으로 분류되는 지재룡 주중 대사, 리영수 당 근로단체 부장,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은 대부분 자리를 유지했다. 김경희는 지난해 가을께 러시아에서 병을 치료한 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북은 개성공단에서 발생하는 상사 분쟁 사건을 처리할 남북 공동 기구인 상사중재위원회의 첫 회의를 이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고 의견을 나눴다. 우리 측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최기식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등 5명이, 북측에서는 허영호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이 참석했으며 양측은 중재 규정 초안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