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제적 부가가치는 69조

한국디자인진흥원 세미나
GDP 5.5% 해당… 금융업과 맞먹어
R&D 늘리면 3.4% 성장잠재력 생겨

지난 14일 경기도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이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숨은 가치를 말하다' 세마나에서 이광호(왼쪽부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 권명선 산업정책연구원 연구원, 이동현 디자인진흥원 정책연구팀장,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이 창출한 경제적 부가가치는 약 69조4,676억원으로 금융업 부가가치에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5.5%에 해당하는 수치로 여기에 R&D가 융합되면 3.4%의 추가 성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지난 14일 경기도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이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숨은 가치를 말하다'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는 △통계로 본 국내·외 디자인산업 현황 △산업별 디자인 가치측정 △디자인-R&D융합의 경제적 가치측정 △상품의 디자인기여도 사례 분석 등의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동현 디자인진흥원 정책연구팀장은 "디자인이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가치에 대해 처음으로 정량적 분석을 해 본 결과 경제적 부가가치가 7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매출액과 디자인 기여율, 각 산업별 부가가치를 곱해 나온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팀장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연구개발이 강화되면 3.4%의 성장 잠재력을 더 만들어낼 수 있다"며 "디자인이 제품·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그동안 정성적 분석으로 인해 알려지지 않았던 디자인의 가치는 금융업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시한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금융업의 부가가치는 72조원 규모다.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 권명선 산업정책연구원 연구원,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등 세미나 토론자들은 다양한 업종과 융합해 감성적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분야로 디자인 산업을 꼽았다. 이들은 "디자인의 성과 측정을 새롭게해 디자인 R&D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디자인과 R&D 융합을 확산하고 이를 위한 정책 플랫폼을 구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은 "앞으로도 디자인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다양한 디자인 정책 연구와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사업을 매년 실시하겠다"며 "디자인이 영역을 확장하고 산업융합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기초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디자인과 기술R&D 융합을 통해 디자인산업의 확대와 융합신산업을 창출하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다. 하지만 유사 산업 분야와 비교해 지원은 열악한 상태다. 1개 기업당 R&D 예산을 살펴보면 바이오 1억500만, 나노융합 1억4,800만원에 비해 디자인은 760만원으로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 2008년 이후 공공디자인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투자는 정책적 영향을 받아 절반 이상으로 감소한 상태다.

아울러 디자인을 활용하는 기업들 역시 관련 투자를 줄이고 있다. 디자인 활용업체수는 지난 2006년 2만1,580명에서 2012년 7만6,041명으로 대폭 늘었지만, 디자인 투자금액은 같은 기간 약 2억7,000만원에서 1억3,200만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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