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들도 반발/정부 금융개혁안/“물가안정목표제 현실성없어”

역대 한은총재에 이어 한국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들도 정부의 금융개혁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금통위 위원들은 19일 상오 한은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에서 정부안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정부안에 반대하는 공식입장을 정리, 정부측에 제출키로 했다. 이경식 총재는 이 자리에서 기본방향에는 큰 하자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다만 문제가 있는 사항은 입법과정에서 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토론요지6면 금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안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서 총을 빼앗는 격」, 「물가안정목표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 위원은 『금통위원으로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직무태만』이라며 『정부안은 구시대적이고 역사에 역행하는 개악』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안의 문제점으로 ▲총재 임명절차 ▲물가안정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통위의장의 해임 ▲한은으로부터 외환관리기능 배제 ▲한은의 감독기능 분리 ▲재정경제원의 한은 경비성예산 승인 등 5가지를 지적했다. 또다른 위원은 『어떤 경제학자가 통화정책에 의한 물가상승분을 가려낼 수 있겠느냐』며 『물가목표와 관련해 총재를 해임하는 것은 경제학을 전혀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총재는 금통위의장을 국무회의가 심의하는 것은 더 중립적일 수 있고 해임제도 정부의 통화발행요구를 물가안정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총재는 그러나 물가안정목표제 등을 꼭 고집할 생각은 없다면서 문안, 방법 등은 입법과정에서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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