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체질개선 "불황 벗어난다"

작년보다 손해율 낮아져 손익분기점 근접
장기보험 부문 꾸준히 늘어 내년 실적개선
현대해상·LIG손보·메리츠화재등 투자유망


손해보험사들의 지난 10월 손해율이 ‘추석 변수’로 인해 전달보다 다소 악화됐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미래에셋증권 등에 따르면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내놓은 10월 손해율은 74%대로 순익분기점 수준(72%대)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손해율(77.1%)에 비해 대폭 낮아진 것이며 추석기간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험료 청구가 집중돼 전월(73.9%)에 비해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떨어지는 것이 업황 불황의 신호가 됐으나 현재는 사정이 달라졌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손해율 하락, 적신호인가 청신호인가=최근 주요 손보사들이 내놓은 10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을 보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화재가 71.3%, 동부화재ㆍ현대해상도 73%대의 양호한 손해율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LIG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각각 79.5%, 77%로 다소 높았다. 10월 손해율은 특히 지난 상반기(4~9월) 업체 평균 손해율(73.5%)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손익분기점 수준인 72%에 거의 근접해 손보사 수익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동차 사고가 적게 발생해 보험사로서는 수익구조가 호전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전례를 살펴볼 때 손해율이 순익분기점 이하로 떨어진 이후에는 업계가 불황 사이클로 진입해왔다는 점이다. 2003년과 2005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2% 이하로 떨어진 이후 2004년 초와 2006년 손해보험 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은 바 있다. 손해율 하락이 업황의 적신호가 돼왔던 것이다. 손지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손해율이 떨어지면 보험사들이 매출을 확대하고 이로 인해 요금인하 경쟁이 벌어지면서 이 같은 약 2년 주기의 불황 사이클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다시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하면서 내년도 업황 악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손해보험사들의 수익구조가 다변화되는 등 ‘체질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에 업황 불황 사이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손 연구원은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 비중이 감소하고 그 대신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 비중이 늘어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무리한 마케팅을 통한 매출 확장 경쟁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실적 페달 가속=전문가들은 내년 손보사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이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장기보험 부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구철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손보사들의 보험 수입 가운데 만기 3~15년인 장기보험 부문의 성장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손해율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전망에 근거해 손보사들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메리츠화재(목표가 1만6,500원)와 현대해상(3만3,500원)을, 신영증권은 현대해상(3만2,000원)을, 현대증권은 현대해상(목표가 3만5,000원)을, 대신증권은 현대해상(목표가 3만원)과 LIG손해보험(3만 5,000원)을 보험업종 최우선 투자종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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