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07년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이맘때면 새해의 신령스러움에 의지해 소망을 빌고는 한다. 누군가는 더욱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또 누군가는 더욱 건강해지기를 바랄 것이다. 간혹 어떤 이는 경제가 더욱 나아지기를 소망한다.
문득 지난 77년 고상돈 대원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했을 당시가 생각난다. 이는 53년 뉴질랜드 출신의 에드먼드 힐러리가 등정에 성공한 이래 24년 만의 쾌거로 산악인으로서는 55번째이자 국가로는 8번째로 기록되는 일이다.
당시만 해도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는 산악인은 1년에 몇 명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한 해에만 300여명의 산악인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다. 그러기까지 산악 장비 및 등반기술의 발달과 등정 루트의 개발, 정보의 발달 등이 주요한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보다도 결정적이었던 성공 요인은 최종 베이스캠프를 정상에 더욱 가깝게 이동시켰다는 점이다. 3,000m에 베이스캠프를 치던 관행을 과감히 깨고 해발 5,2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던 것이다.
베이스캠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심리적 부담을 덜 받기 때문이다.
같은 연유에서 새해를 맞아 우리도 저마다 설정해놓은 베이스캠프를 조금씩 높여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계ㆍ기업ㆍ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저마다의 꿈과 소망을 담은 의지의 베이스캠프를 한 단계씩 높게 세워 다 같이 도약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가계는 더욱 화목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터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좀더 나은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기업은 환율 하락, 고유가, 치열한 국제경쟁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술 혁신과 노사 화합을 통해 더욱 경쟁력을 갖춰나가길 바란다. 정부 역시 가계와 기업이 활력을 되찾아 소득 3만~4만달러 시대를 개척해가는 원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각종 애로 사항들을 앞장서 해결해주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바라본다.
베이스캠프를 높이는 일은 그만큼 고통이 따른다. 기존의 틀을 깨는 의지가 필요하며 더 많은 노력과 인내도 필요하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자기 관리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난다’라는 말도 있듯이 지난해보다 나은 올해를 위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더욱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지혜와 원대한 목표를 가져볼 필요가 있는 때이다.
정해년 새해에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베이스캠프를 통해 더욱 행복해지고 건강해지는 한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