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폴로 1.6 TDI R-라인

주행성능 동급 최강… 작지만 당당
급가속때 반응은 더뎌


수입차 시장에 2,000만원대 모델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별다른 인기는 끌지 못하고 있다. 큐브가 출시 초 돌풍을 몰고 왔지만 얼마 못가 시들해졌고, 깜찍한 유럽산 수입차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수입차 2,000만원대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모델이 등장했다. 폭스바겐의 폴로다.

폴로는 준중형 해치백의 최강자 골프와 흡사해 '동생'으로도 불린다. 형보다 전장은 짧고 전폭은 좁지만 전고는 조금 높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폴로 1.6 TDI R-라인이다.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1.6 TDI 엔진을 장착하고, R-라인 패키지로 멋을 냈다. R-라인 패키지로 폭스바겐의 고성능 및 특화모델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폭스바겐 R GmbH가 디자인한 스포츠 범퍼, 고광택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장착됐다.

내부는 폭스바겐 느낌 그대로 실용성을 살렸을 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찾아볼 수 없다. 직물 시트에 수동 핸드 브레이크 등 거품은 모두 빼고 가격에 맞춘 옵션으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내비게이션도 없는데, 120만원을 내고 장착하느니 스마트폰 등의 앱을 활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잘 달리고 잘 서는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한 폭스바겐 차량답게 폴로는 동급 소형차 중에 가장 뛰어난 주행성능을 보였다. 국내에 선보인 폴로에는 첨단 연료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4기통 1.6 TDI 엔진에 건식 듀얼클러치인 7단 DSG 변속기가 조합돼 있다. 최고 출력은 90마력, 최대 토크는 23.5kgㆍm등이다.

제원상의 90마력이라는 수치는 주행시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일상적인 주행 수준(1,500~2,500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돼서다. 추월시 급가속에서 더디게 반응하지만 소형차로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추후에 고성능 버전인 폴로 R이 출시된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어 보인다.

청평 일대를 주행하는 시승코스에서는 폴로의 코너링 성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골프보다 작아 더욱 날렵하게 치고 빠지는 느낌은 마치 동급의 MINI와 흡사했다. 독일차 특유의 단단한 하체 강성은 최근 늘어난 유럽차들의 부드러움과는 또 달랐다. 크기만으로는 여성들이 선호할 것 같지만 운전석에 앉아본 남자들이라면 이 차의 매력에 푹 빠질만하다. 동급에서 볼 수 없는 7단 DSG 변속기는 변속 충격도 거의 없고, 빠른 응답성을 지녀 다이내믹한 운전을 도왔다.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패들시프트도 장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운전의 재미를 살렸으면서도 실용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뒷좌석에 3명이 나란히 앉기는 힘들지만 키 180cm가 넘는 남성 2명 정도는 충분했다. 트렁크 공간은 280리터로 부족하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967리터까지 확장 가능해 1~2명이 타고 레저 활동을 하기에도 무리 없어 보인다. 속력을 높여 가며 80km 정도를 달린 결과 연비는 리터당 16km에 육박했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가격이다. 폴로는 2,490만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소형차 중에 닛산 큐브를 제외하고 가장 저렴하다. 유럽이나 국내에서 동급으로 분류되는 미니 쿠퍼(3,040만원), 푸조 208(2,630만원), 피아트 500(2,690만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과 착한 가격까지 갖춘 폴로가소형차 시장에서 인기 차종으로 부상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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