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가 일본서 벌어들인 돈이 무려…
[문화콘텐츠가 미래 먹거리다] 성장 선도할 한류지구촌 홀린 K팝·드라마… 경제한류 꽃 피운다한류 영향 코리아브랜드 불티… 강남스타일 경제효과 1조 훌쩍영화 등도 글로벌코드 맞춰 킬러 콘텐츠 개발 서둘러야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김민정기자 jeong@sed.co.kr
동방신기=SM 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상품의 해외 진출은 그 자체의 성공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문화상품의 해외진출이 활기를 띠면 현지에서 한국제품의 판매가 4배 정도 증가합니다.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문화ㆍ스타일ㆍ관광ㆍ국가브랜드로 확산되는 동반성장의 촉매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노준석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전략팀장은 한류의 경제성장 선도론을 편다. 문화 콘텐츠가 홀로 벌어들이는 돈의 액수는 크지 않더라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파급효과가 계량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얘기다. 문화 콘텐츠의 내수시장이 협소하다면 수출에 치중해야 하는 것도 자명하다.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세계를 평정한 것처럼 문화 콘텐츠는 디지털 서비스와 융합됐을 때 폭발력이 생길 것이라는 것까지 예측,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중음악=1995년 SM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될 때까지만 해도 대중음악은 단순한 연예 오락이었다. 누구도 대중음악이 산업으로 자리잡고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대중음악은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2012년은 대중문화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한 해였다. 그 복판에는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을 바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가 "'강남스타일'이 K팝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충분히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K팝의 시장성에 희망을 갖게 하는 이유는 그 밖에도 많다. 동방신기는 지난해 초 일본 라이브 투어 '동방신기 LIVE TOUR 2012~TONE~'을 통해 55만명의 관객을 동원, 무려 900억원이라는 돈을 벌어들였다.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흥행 규모였다.
이처럼 지난해 대중음악이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2억3,500만달러. 2011년의 1억9,600만달러에 비해 3,900만달러나 늘었다. 아이돌 중심의 댄스뮤직에 국한됐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 공략의 관건은 무엇일까. 답은 보편적인 문화 코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스타일도 어렵거나 한국적이지 않았다. 외국시장에서 먹힐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국제적인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류'의 물꼬 튼 드라마=2000년대 중반, '겨울연가' 신드롬 이후 꾸준히 세를 키워온 '드라마'는 한류의 물꼬를 튼 문화 콘텐츠다. 콘텐츠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3ㆍ4분기 누적 매출액 중 약 87%가 드라마 수출 부문에서 발생했다. CJ E&M의 지난해 드라마 수출액은 2011년보다 4배 성장한 15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드라마 역시 돌파해야 할 벽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일본 편중 현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약 70%가량이 일본, 25%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5% 정도가 유럽 및 기타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물론 업계는 시장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나라별로 제각각인 규제환경이 발목을 잡고 있다. CJ E&M의 김현성 드라마 국장은 "초기 드라마 수출은 많은 이들에게 노출시키고 관심을 끌어내는 단계였다"며 "최근에는 단순 판매를 넘어 현지 제작사와의 공동작업으로 지분을 확보 하고 콘텐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저평가 받고 있는 영화=한국의 대중문화 중 가장 전파속도가 더딘 분야가 바로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한국영화 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한국영화 수출액은 약 7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76억원보다 되레 3%가량 줄었다. K팝과 드라마처럼 시장 반응이 빠르지 않고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아 공격적인 해외 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쿼터제를 통해 외국 영화 상영을 제한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활로 개척이 어렵다. 그렇다고 인구 13억의 중국을 외면할 수도 없다. 중국 영화산업 매출액은 이미 일본을 추월했고 2020년께 미국마저 뛰어넘을 태세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수세적 자세를 취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물론 한국영화의 중국 수출은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약 5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약 7억2,000만원으로 약 31% 증가했지만 이는 VOD 및 인터넷서비스 부문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의 엄격한 쿼터제를 우회해 극장 쪽 수출에서도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공동제작'이 해법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김수현 연구원은 "이제 콘텐츠 제작 및 기획 단계에서 영화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이해가 어려운 한국적 코드를 배제하고 공동제작 과정을 통해 기획 단계부터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로 접근하거나 혹은 각 국가적 특색에 맞게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맞춤 기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