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시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며 투표장에 나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부재자 신고를 하지 못해 3~4시간 걸리는 고향까지 가야 해도 투표를 하겠다는 시민이 많았다.
서울의 한 의류상가에서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김영환(31)씨는 선거일에도 오전9시까지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10분가량 일찍 집을 나서 투표소로 향할 계획이다. 김씨는 "19일 야간 당직근무까지 잡혀 있기 때문에 출근 전밖에 투표할 시간이 없다"며 "현 정권이 정치ㆍ경제 분야 모두 잘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통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 관련 회사에 다니는 정동헌(35)씨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대통령 선거만큼은 꼭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씨는 "후보와 정책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부재자 신고를 미처 하지 못해 서울에서 지방까지 내려가 투표하겠다는 적극 참여층도 눈에 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상현(28)씨는 서울살이 10년째지만 아직 주소지를 옮기지 못해 투표를 하려면 고향집이 있는 대구까지 가야 한다. 역시 고향이 대구인 대학생 박예진씨는 호주에 다녀오느라 부재자투표 신청 기간을 놓쳤다. 김씨와 박씨 모두 이날 고향으로 향했다. 박씨는 "대선 후보 토론을 보고 누구를 찍어야 할지 확신이 생겨 투표를 꼭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단국대에 재학 중인 박혜주(19)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맞는 선거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박씨는 "고등학교 때 정치과목을 배우다 내가 할 첫 선거를 헤아려보니 이번 대선이었는데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투표장은 어떤 모습이고 투표를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투표 할 여건이 안돼 기권하는 사례도 있다. 대형음식점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이모(52)씨는 "선거라고 해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어 투표를 한 기억이 별로 없다"며 "오전7시에 집을 나서 오후8시에 마치는데 짬을 내 투표장까지 가기 어렵다" 고 하소연했다. 그는 "사실 누가 되든 내 인생이 크게 바뀌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공학계열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최모(25)씨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집이 지방인데) 부재자신고를 아예 안 했다"며 "선거일은 그냥 휴일처럼 보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