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본격랠리 “글쎄요”

지난달초부터 오름세를 보여온 뉴욕 증시의 상승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주들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12일 또다시 1.40%나 올라 11개월내 최고치를 보였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42%가 상승, 4개월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실적 호전을 재료로 한 아마존 등 이른바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에선 기술주 전성시대 도래, 기업 실적 호전 기대감 등에 힘입어 증시가 지난 3년의 침체기를 벗어나 대세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제시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증시 분석가인 리처드 맥케이브는 시장이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지속하고 있다며 기술적 분석상 대세 초입에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소비 투자 등 거시 지표 호전 기대감만 갖고 지나치게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앞으로 수개월내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 경우 적지않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어쨌든 현재 주식시장은 암울한 투자 고용 지표 등 악재에는 둔감하고 기술주 실적 호전 등 호재에는 민감한 전형적인 강세장의 모습을 띄고 있다. 통상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자산을 감소시켜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악재로 여겨지지만 장기적인 수출 가격 경쟁력 강화 요인이 부각되며 되레 강세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강세장을 의미하는 황소의 득세에 약세장을 대변하는 곰이 월가를 기웃거리고 있으나 투자자들이 현재까지 황소의 편에 섰다고 표현하고 있다. 조정 가능성에도 낙관에 대한 기대감때문이지 펀더멘털에 따른 견조한 상승은 아니라는 일침이다. 또한 개인이나 기관 투자가는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자사주를 단기 급등을 틈타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USA투데이는 12일 S&P 500지수가 지난해 10월 9일 저점 이후 20.2%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자사주 매매중 70%는 매도 주문이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호전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반대로 사업 전망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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