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과 잔류부지 면적 등에 대한 이견으로 최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결렬된 용산기지 오산ㆍ평택 이전협상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제의한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의 한강 이남 요청을 수용키로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이 각각 잔류면적으로 제시하는 28만평과 17만평은 너무 차이가 있어 도저히 의견접근이 불가능하다”며 “용산기지 이전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하는 방안은 연합사 등 이전을 수용하는 길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잔류 미군장병 1,000여명과 이들의 가족, 군무원 등 6,000∼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 병원, 학교 등 건설을 위해 28만평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생기는 국민적 비난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연합사 등을 북한 장사정포 공격권 밖으로 옮길 경우 안보불안 심리가 조성될 수 있으나 주한미군의 첨단 지휘통제기능과 전력을 감안하면 이전에 따른 안보 취약성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조만간 미국과 실무협상을 통해 유엔사 및 연합사의 완전 이전 제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포괄협정안을 최종 확정해 늦어도 다음 달까지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조영길 국방장관은 용산기지 이전협상과 관련, “큰 틀에서는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다만 연합사와 관련시설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해 세부적으로 더 논의해야 한다. 연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