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욕설이 돌아오기도 했지만 수차례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윈윈할 수 있는 지점이 생기더군요." (성풍작 대흥3구역 조합 총무이사)
입주를 한 달여 앞두고 이례적으로 '비례율'을 올려 조합원 수익성을 높인 재개발 구역이 나왔다. 뉴타운 출구전략 곳곳의 정비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계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1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흥3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비례율을 기존 111%에서 114.3%로 상향 조정한다는 안내문을 조합원에게 보냈다. '비례율'이란 정비사업에서 새로 지어진 주택의 가격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사업 이전 조합원의 종전자산 가액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가 100을 넘을 경우 조합원에게 수익이 생긴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100을 밑돌면 추가로 돈을 부담해야 한다.
대흥3구역의 비례율 상향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정비사업이 비례율을 잇따라 내리며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2구역의 경우 입주를 석 달 앞두고 비례율을 종전 95.06%에서 70.35%로 내리려 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서대문구 북아현1-3구역 역시 최근 비례율을 81.18%로 낮추려다 조합장 및 임원 해임 총회 개최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흥3구역의 성공 요인을 뛰어난 사업성과 빠른 사업추진으로 꼽고 있다. 이 구역은 일반분양 물량이 190가구로 조합원 분양분(272가구)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사업성이 높다. 정비구역 지정 당시 이른바 '지분 쪼개기'가 거의 없었던 것이 이유다.
외부 투자자가 적다 보니 사업추진 속도도 빨라지는 효과를 거뒀다. 2007년 구역지정 이후 사업시행인가까지 1년9개월 밖에 걸리지 않은 것. 오는 3월 예정대로 준공승인이 나면 7년9개월 만에 사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서울시내 재개발사업이 평균 10.6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3년 이상 앞당긴 셈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대흥3구역은 사업 반대 주민 강제 이주를 위한 명도소송이 없었을 만큼 사업을 원만하게 꾸려온 것이 결국 조합원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정비사업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만큼 사업에 대흥3구역이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결국 재개발사업은 조합이 얼마나 현명하게 사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갈린다"며 "이 같은 모범사례를 안착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