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호텔 일식당‘모모야마’의 사케 코스요리. 삼성동 사케전문점‘쿠시’ . 양재동에 위치한 오가노주방.(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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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케 소믈리에가 시음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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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사케 & 와인, 같은점과 차이점
정미율 높을수록 고급… 차게 마셔야 제 맛쌀 50% 깎은 다이긴조 최고급라벨에 제조자 이름·재료 표기맛·향등 정확한 정보 얻을수 있어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의 사케 코스요리. '모모야마'의 내부. 양재동에 위치한 오가노주방.(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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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소믈리에가 시음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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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열풍에 이어 이번엔 사케 바람이 거세다.
몇 년전 전국 곳곳에서 와인을 판매하고 앞다퉈 와인 바가 문을 열었던 것처럼 사케를 판매하는 곳, 취급하는 식당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앞은 이자카야, 사케 바 등이 즐비하고 호텔 일식당이나 고급 일식 레스토랑에서도 맥주 대신 사케를 찾는다.
‘GS25’ 같은 편의점에서도 사케를 판매키로 하고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지역 중심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사케 수출국 순위에서 2001년 13위였던 한국이 2007년 3위에 오른 데서도 국내의 사케 붐은 충분히 짐작할만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와인 판매점이나 유명 식당에서 사케를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사케는 미국 뉴욕의 ‘장 조르쥬(Jean George)’, 나파밸리의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 같은 초일류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에 이미 올라 있을 정도다.
사케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커지자 사케 입문서 ‘사케, 流(류)’(김소영, 김혜주 지음, 알덴테북스 펴냄ㆍ사진)가 출간됐다. 와인업계에서 일해온 공동저자 2명은 와인에 이어 사케까지 섭렵하면서 두 술을 비교 소개하고 있다.
저자인 김혜주 씨는 “일본인들이 와인을 사케의 롤 모델로 삼다 보니 와인의 앞선 점을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이미 와인보다 더 훌륭한 시스템을 구축해 두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책 내용과 저자의 설명을 토대로 사케와 와인의 같은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봤다.
◇ 분류
와인은 색깔에 따라 레드, 화이트, 로제 등으로 나누며 탄산 유무에 따라서는 스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으로 나누기도 한다. 사케는 쌀을 깎아낸 정도, 즉 정미율에 따라 다이긴조(大吟釀), 긴조(吟釀), 혼조조(本釀造)로 나뉜다. 정미율이 높을수록 좋은 술인데 쌀을 많이 깎아낼수록 술맛이 맑고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정미율이 50%로 쌀 껍질 절반을 정미해 만든 다이긴조는 와인으로 치면 그랑크뤼급과 같다.
긴조는 40%를 깎아내고, 혼조조는 30%를 깎아내 만든다. 여기에 쌀만으로 만드는지 알코올을 첨가하는지 여부에 따라 준마이(純米)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쌀과 누룩의 발효만으로 술 맛을 낸 최고의 술은 준마이 다이긴조(純米大吟釀)이며 알코올 첨가에 따라 다이긴조나 긴조, 혼조조 등이 된다.
▦맛과 향미=와인은 양조법이 비교적 간단하며 원료인 포도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와인은 한해의 포도농사가 운명을 가를 정도로 포도 자체가 중요하다. 이에비해 사케는 와인만큼 쌀의 작황에 민감하진 않다. 쌀을 발효해 물이나 양조용 알코올과 섞는 점을 감안하면 사케의 원료 중요도가 와인만큼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얘기다.
와인은 화이트의 경우 신맛, 레드는 떫은 맛이 기본 맛인데 비해 사케의 기본적인 맛의 구조는 단맛과 깊은 감칠맛이다. 질 좋은 사케는 화이트와인의 적정 온도와 비슷한 6~8도 정도로 차게 식혀 먹어야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와인 평가의 기준은 로버트 파커 평가 포인트 등이 유명하지만 사케는 전국신주감평회에서의 수상 여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전국 규모의 사케 콩쿨로는 전국신주감평회가 유일해 사케를 소개할 때 ‘00년 전국신주감평회 금상 수상’이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 어디서 만드나
와인은 보르도, 부르고뉴, 알자스 스타일 등 만드는 지역에 따라 개성이 다르다. 병 모양만으로도 어느 지역 와인인지 대충 알 수 있다. 사케는 전국 양조장들이 쓰는 주조용 쌀 품종이 비슷하고 효모도 일본 양조협회를 통해 얼마든지 골라 쓸수 있기 때문에 와인만큼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사케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은 니가타현으로 ‘일본의 부르고뉴’라 불린다. 이곳의 양조장은 100여개, 만드는 사케 브랜드는 500개가 넘는다.
최근들어 일본은 지역별로 사케의 개성을 찾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주요 와인 생산국처럼 ‘원산지 명칭 통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현이 생겼다. 원산지 명칭 통제 시스템은 특정 지역의 개별 농산물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통일된 방식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 테이스팅 전문가
술의 색, 향, 맛 등을 평가하는 사케 테이스팅을 기키자케라고 한다. 일본술 판매점에서 사케에 대한 지식을 갖고 손님이 원하는 술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기키자케시’라고 부른다. 식당에서 고객에게 음식과 와인의 매칭을 도와주고 와인에 관한 모든 실무를 담당하는 직업인 소믈리에와 비교할만하다.
기키자케시는 일본술 서비스 연구회(SSI)에서 실시하는 강습을 받아야만 시험에 응할수 있으며 합격률은 80%이상으로 높다. 이에비해 소믈리에는 업계 종사 경력이 일정 기간 이상 돼야 응시 자격이 주어지며 합격률도 50% 미만으로 까다로운 편이다.
◇ 음식 궁합
사케 역시 와인처럼 음식을 곁들일 때 참맛이 드러난다. 보편적으로 레드 와인에 육류, 화이트 와인에 생선이라고 분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케는 생선회와 찰떡 궁합이며 담백한 일본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향이 강하고 맛이 부드러운 술은 에피타이저와도 맞는다.
단조롭기 쉬운 술맛을 살리려면 음식의 변화가 중요한데 와인에 다양한 치즈를 곁들이는 것처럼 젓갈류가 들어간 음식은 사케와 만나면 맛이 더욱 배가될수 있다.
◇ 라벨
사케도 와인처럼 라벨에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할 사항이 정해져 있다. 반드시 기입해야 하는 항목은 원재료, 제조일자, 보존 또는 마실 때 주의할점, 제조자 이름, 제조장 주소지, 용량, 청주 표시, 알코올도수, 원산지 통제 표시 등이다. 니혼슈도(물의 당도), 산도, 아미노산도(농담도), 향의 강도, 맛의 진함, 마시기 좋은 온도, 보존 또는 마실 때 주의 사항 등도 들어있다. 특히 니혼슈도는 +수치가 강할수록 드라이하고 –수치가 높을수록 단맛이 강하다.
수입된후 국내용 라벨을 붙이면서 본래 라벨이 가려지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사케 제조 양조장에서는 기본적인 정보를 고루 담았다.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술의 맛과 향을 객관화할수 있는 기준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는 점에서 사케 라벨은 와인에 비해 장점으로 꼽힌다.
◇ 미용효과
맥주, 와인, 청주 등 술의 미용효과가 속속 밝혀지면서 술을 활용한 화장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케에는 보온 보습효과가 있는 아미노산과 유기산, 글리세린이 함유돼 있다. 또한 노화방지 성분도 들어있으며 누룩 속의 펩타이드 성분은 멜라민 색소의 침착을 방지해 기미와 주근깨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SK-II는 사케를 만드는 이들이 얼굴은 쭈글쭈글한데 반해 손은 유난히 젊다는 점에 주목, 수년간 350여종의 효모와 발효에 관한 연구를 거듭해 ‘피테라’를 개발했다. 이 제품이 출시된 후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등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도 사케를 주성분으로한 제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예로부터 게이샤들이 즐겼다고 전해지는 사케 목욕도 유명하다. 일본의 인기 여배우 후지와라 노리카는 자신의 완벽한 바디라인의 비결이 사케를 이용한 목욕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레드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은 피부 신진대사를 정상화시키고 각질 등 피부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또 와인의 AHA 성분은 탈모방지 기능까지 있어 헤어팩으로 활용하면 윤기있는 머리결을 만들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의 ‘와인 필링 소프너’는 프랑스 코트뒤론 지역에서 생산되는 레드와인 추출물을 70ml나 함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오휘 보르도’ 화장품은 포도와 포도씨, 식물성 오일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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