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방도시와 대도시 외곽지역에서 빈집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적으로 빈집은 800만채로 이의 절반 정도는 팔리지도 않고 임대도 안 돼 완전히 방치돼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일본 정부 통계를 인용해 일본 전역에서 빈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빈집은 주로 도쿄 등 대도시 인근 지역과 지방도시에서 많이 발견되며, 특히 5년 전께 인구가 정점을 찍었던 지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빈집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현 추세라면 향후 50년 내 이들 지역의 빈집 수는 전체 주택의 3분의1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폐허로 방치된 빈집을 줄이기 위해 일본 정부는 처분을 장려하는 법안까지 마련했으나 전문가들은 재산권과 철거 비용 문제 등으로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 도모히코 마키노는 "빈집을 허무는 것은 개인 재산권 침해 문제와 함께 철거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는 문제가 생긴다"며 "대도시 인근 지역과 지방도시에서 빈집들이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빈집이 급증하는 것은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면서 주택 수요가 줄었고 현재 젊은 세대도 집을 자산이 아닌 짐으로 여기며 소유의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게다가 지난 1970년대 이후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일본의 주택시장 침체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