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월급쟁이부터 소상공인까지 그간 시중은행의 종합 재무컨설팅 대상에서 소외됐던 고객들에까지 프라이빗뱅킹(PB)의 손길을 뻗고 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자산가 위주로 제공했던 상속·증여·부동산 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사실상 전 국민으로 확대해 흔들렸던 '소매금융 강자'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이다.
26일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전국 22곳의 거점(HUB) PB센터 소속 90명의 전문 프라이빗뱅커(PB)들과 투자전략·세무·부동산 등 전문가 집단이 제공하는 종합 재무컨설팅 서비스의 문호를 전국 2,886만명의 고객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고객들은 누구나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매입 예정인 부동산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매매·임대·개발 등 종합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양도·소득·증여·상속 관련 세금뿐만 아니라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절세와 관련한 상담과 신고대행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상속·증여 관련 유언에 대한 자문까지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명동, 강남 스타, 목동 등 3곳의 PB센터에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데 대해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자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국민은행은 부동산, 세무 컨설팅, 법률 자문 등 종합 서비스를 사실상 전 국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연초 본부 WM그룹 내 WM컨설팅부서를 신설해 지원하고 있다.
기존까지 종합 재무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군은 대체로 골드앤와이즈(Gold&Wise)로 분류되는 금융자산 5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었다. 반면 샐러리맨·소상공인 등 중소서민은 전국 1,089곳의 지점에 평균 1명꼴로 배치된 프라이빗뱅커(VIP 매니저)들로부터 간단한 재무 상담을 받는 수준에 그쳤다.
국민은행이 전 고객을 상대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엔드 유저 프렌들리(End User Friendly)' 철학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임원 회의 때 수시로 엔드 유저 프렌들리를 언급한다. 최종 소비자(엔드 유저)가 원하는 바를 세심하게 살펴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반영해 소매금융 강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자는 취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거점 PB센터 소속 직원들의 업무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났지만 윤 회장 취임 이래 소매금융 강자의 위상을 다시금 세우자는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