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이 변신하고 있다. 상품이 중심인 매장에서 고객을 돋보이게 하는 매장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화려해진 피팅룸.
피팅룸은 매장의 한 구석에 있는 듯 없는 듯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내부도 큰 장식 없이 그저 옷을 갈아입고 나올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자기 만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피팅룸이 화려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여성복 브랜드 `에고이스트' 매장. 매장 오른편에 바닥보다 높이를 올려 무대를 만들어 놓고 가장자리에 황금색 반짝이는 커튼을 드리웠다.
커튼 안쪽이 바로 피팅룸으로 천장에는 조명을 받으면 빛을 반사하는 반짝이 반사구를 달았고 바닥도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에고이스트 숍매니저 김현주씨는 "개성이 강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없는 젊은 고객들이 무척 재미있어 한다"며 "무대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만족감을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층 `빈폴 레이디스' 피팅룸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특징. 클래식한 분위기의 벽지와 은은한 조명, 거울, 작은 액자로 꾸며져 있어 호텔방같은 느낌을 준다. 피팅룸을 나서면 옆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는 삼면 거울이 부착돼 있다.
디자이너 프리미엄 진 브랜드 `J.프리미어'의 경우 매장의 전면 중앙에 피팅룸이 우뚝 서있어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압구정 본점과 목동점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 매장의 피팅룸을 `살롱형 피팅룸'으로 꾸몄다.
1평도 안되던 기존 피팅룸을 3평 규모로 늘려 고급 벽지, 슬라이딩형 도어, 긴소파, 응접 테이블, 벽면 거울, 스포트라이트 조명 등을 배치해 고객이 독립된 공간에서 여유롭게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했다.
신촌점 디자이너 편집매장 `C컨셉'도 최근 피팅룸을 2배로 넓히고 소파와 벽면거울을 설치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매장 내 거울 크기에서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한 사람의 전신이 비칠 정도 크기의 거울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매장의 한 벽면 전체를 거울로 만들거나 화려한 장식을 한 대형 거울로 눈길을 끌기도 한다.
화장품 매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화장품 브랜드 샤넬은 최근 `메이컵 스튜디오'를 열고 분장실처럼 조명이 달린 메이컵 거울을 갖다 놨다.
현대백화점도 샤넬, 크리스찬 디올 등 화장품 매장에 전용 조명이 달린 거울과소파형 의자를 갖춘 메이컵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디자인실 이정혜 과장은 "여성 고객들이라면 누구나 거울 앞에서 눈길과 발길이 머물게 마련"이라며 "특히 남의 이목보다 자신의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화려하게 보여 주는 거울과 화려한 탈의실은 만족감을 높여줘 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