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던 나를 위해/ 아무도 울어준 이 없는 곳이고향입니다/ 하지만 그곳은 나서 첫 걸음 익힌 곳/ 못다한 나의 사랑일지 모릅니다”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문단에 데뷔하는 김성민 씨의 시 `고백`이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 및 남한 대학생들 모임 `백두한라회`회장인 김씨는 내달 신세훈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 발행하는 계간 문예지 `自由文學`여름호에 남한에 입국한 이후 쓴 `촌놈 주제` 등 시 10편과 북한 최고의 문학잡지 `조선문학`에 실렸던 `노래를 부른다`등 2편 등 모두 12편을 발표한다.
김씨는 9일 “남한에 온 뒤 여러 차례 시를 발표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부족한 작품을 평가해주시고 `自由文學`에 발표토록 해주신 신 이사장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남한에서 시인은 배고푼 직업이라며 일반 글을 쓰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충고도 있었지만 시를 사랑하기 때문에 시를 고집했다”며 “누가 인정을 안해 줘도 나는 영원히 시인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탈북자 1호 시인이 될 김씨는 북한의 대표적 작가양성 교육기관인 김형직사범대학 작가양성반(3년제)을 졸업한 뒤 대위 계급을 달고 인민군 제212부대 선전대 작가로 활동하던 중 99년 2월 한국에 입국했다.
김씨의 아버지 김순석(1974.12.사망)씨는 8.15해방 이후부터 70년대 초까지 북한 시단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작가동맹 중앙위 초대 시분과위원장과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교수 등을 지냈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김씨는 군부대 작가로 활동하면서 희곡 `병사의 뉘우침`,(1988) `촌극은 아니다`(1994)를 탈고, 군예술 축제인 군무자 축전에서 소속 부대를 1등에 입상 시켰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