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 당시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지만, 완전하게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기생충알 김치’ 파동 이후 한 달동안 한성식품의 김순자(52) 대표이사에게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불시에 터지는 긴급상황에 일일이 직접 대처해야 하는 김 대표의 평균 취침 시간은 기껏해야 2~3시간. 인터뷰 당일도 약속시간인 오후 3시반 직전에야 이날의 첫 끼니를 간신히 떼웠다고 했다. 그래도 내년부터 새로 태어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은 힘들 겨를도 없다. 당장 내주에는 신뢰회복을 위한 생산성 혁신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문제가 됐던 진천공장은 내년 초 오픈 목표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대기업 위주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품 개발ㆍ출시 계획도 세워야 한다. 차별화 제품의 신호탄은 아이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내년 초 선보일 ‘초콜릿 김치’. “내년에는 올해 못 이룬 500억 매출의 목표를 이룰 계획”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세계 진출이 문턱에서 좌절된 점. “ 유럽 업체와 8개월 협상 끝에 독점 납품계약을 체결하기 이틀 전, 그리고 미국 업체와 공동연구 끝에 특허제품을 독점납품하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이틀 전에 식약청 발표가 났습니다. 당초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이제는 ‘찾아오던’ 고객을 직접 ‘찾아가서’ 해외로 길을 열어야죠.” 김 대표는 내년 미국 서부에서 열리는 전통식품박람회 참석을 시작으로 ‘한성김치’에 대한 맛을 직접 외국인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번 파동으로 큰 상처를 입었지만 김치에 20년 청춘을 바쳤고, 김치를 생명만큼 아낀다”며 “안전의식을 새롭게 다져 지금의 위기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