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EU 수출 19%ㆍ수입 16% 늘어

한ㆍEU FTA 보름간 성적 보니
수출품 55%가관세 혜택… 활용률 他FTA의 2~3배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ㆍEU FTA 발효가 보름가량 지난 가운데 경제효과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그동안 FTA만 맺어놓고 활용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막 태어난 한ㆍEU FTA가 다른 FTA보다 활용률이 2~3배나 됐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EU와의 FTA가 발효된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EU 수출액은 1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수입도 16억5,000만달러로 16% 증가했다. 특히 전체 수출액 중 FTA를 통해 무관세나 관세 인하 혜택을 받으며 수출된 상품이 55%에 달했다. EU 측은 13%에 머물러 FTA에 따른 유럽산 제품의 가격 인하효과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ㆍEU FTA를 이용하기 위해 준비작업이 상당히 진행돼 지난달 수출물량 중 일부는 FTA 발효를 기다리며 대기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실제 한ㆍEU FTA 활용률 55%는 2007년 6월 발효된 아세안(ASEAN)과의 FTA 활용률이 30% 수준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것이다. 지난해 1월 발효된 인도와의 FTA는 활용률이 18%에 머물러 있다. 반면 EU 27개 회원국 중 이탈리아의 경우 이달 들어 FTA를 활용한 수출이 95%에 달했고 벨기에와 스웨덴 역시 각각 86%와 83%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그리스ㆍ이탈리아ㆍ포르투갈 등 유로권 경제위기에도 FTA가 교역 확대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이 FTA로 한층 자유로워진 투자환경 속에서 국내 투자자금을 더욱 쉽게 회수할 수 있는 측면도 있어 경제불안의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EU는 국내 최대 외국투자가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FTA로 EU와의 교역이 유리해지고 확대되는 만큼 향후 유로권 경제위기에 따른 충격도 커질 수 있다"며 "FTA의 빛뿐 아니라 그림자도 정부가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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