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메모리 후발업계 힘모아 삼성전자에 도전장

도시바.하이닉스 'DOC 진영' 형성, 삼성 협공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등돌리나

차세대 퓨전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반도체업계의경쟁이 불붙었다. 퓨전메모리 '원낸드(OneNAND)'를 앞세워 독주체제를 갖춘 삼성전자를 등진 일본도시바와 하이닉스반도체가 힘을 합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 더구나 노어플래시업체인 미국의 스팬션도 퓨전메모리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향후 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 도시바ㆍ하이닉스, 삼성전자에 도전장 = 9일 업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뒤져 각각 2, 3위를 달리고 있는 도시바와 하이닉스는 퓨전메모리시장에서 이른바 'DOC 진영'을 형성, 삼성전자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도시바와 하이닉스는 각각 지난해 12월과 이달초 이스라엘의 낸드플래시 소프트웨어 업체인 M-시스템스와 함께 퓨전 메모리인 `DOC H3'을 개발키로 합의했다. M-시스템스가 S램을 내장한 컨트롤러를 제작해 도시바와 하이닉스에 제공하면,양사는 자사의 낸드플래시와 함께 조립해 퓨전메모리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컨트롤러와 낸드플래시를 한데 묶은 'DOC H3'는 데이터 저장 능력이 뛰어나고 안정된 부팅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양사는 1.4분기 시제품 개발에 이어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이처럼 퓨전메모리 분야에서 손을 맞잡은 것은 D램, 낸드플래시에 이어 퓨전메모리 시장까지 독식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더이상 두고보지는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했다. ◇ 도시바, 삼성전자에 등 돌리나 = 특히 삼성전자와 크로스라이선스(특허기술상호공유)를 체결, 한푼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도 '원낸드'를 생산할 수 있는 도시바가 DOC 진영을 이끌고 있는 사실은 삼성전자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원낸드 공급원 다변화를 위해 도시바에 제조기술을 이전하고 '세컨 소스(2차공급자)'로 삼으려던 삼성전자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자의 제의를 수용해 올 연말부터 원낸드를 양산할 계획이었던 도시바가 이처럼 급선회한 것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의 '실언'이 빌미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황 사장이 한 조찬강연에서 '도시바가 삼성전자에 로열티를지불하고 내년부터 원낸드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실언한 데 대해 도시바가 발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의 발언이 원낸드 제조의 핵심기술인 낸드플래시를 최초 개발한 도시바의 자존심을 자극함으로써 원낸드 양산계획이 내부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노어진영 공세도 만만찮아 = 미국 AMD의 자회사인 스팬션은 노어기반의 퓨전메모리인 `오어낸드(ORNAND)'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스팬션은 지난해 9월 1Gb 오어낸드 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연한 데 이어 올해 2Gb급 오어낸드 관련 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헥터 루이즈 AMD 회장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스팬션이낸드플래시 업체들보다 뛰어난 오어낸드 기술을 갖고 있다"고 노어 기술의 우수성을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같은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며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퓨전메모리가 휴대폰 플랫폼에 신규로 적용되기위해서는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최고의 공급자인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원낸드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DOC H3'를 반값에 주지 않는 한 휴대폰 제조사들이 기존 플랫폼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원낸드를 포함한 퓨전 반도체의 매출을 지난해 3억달러에서 2008년에는 2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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