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배터리 수명 늘려라”

`좀 더 빠르게`에서 `좀 더 오래가고 작게`로… 최근 들어 마이크로프로세서 업계의 칩 경쟁이 이른 바 `클락 속도(Clock speed)`로 대변되는 처리 속도에서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크기는 작게 하는 경쟁으로 급속 전환되고 있다. 데스크 탑 PC 수요가 정체되고 노트북 PC 등 모바일 기기 시장으로 타깃 시장이 급격히 바뀌면서 베터리 사용량이 종전 제품보다 적고 크기는 작아 생산비용이 저렴한 제품이 경쟁의 관건이 되고 있는 것.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데스크 탑 PC용 칩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 인텔은 2년 전부터 주력 시장을 노트북 PC 등의 모바일 시장으로 바꾸는 등 발 빠른 행보와 배터리 수명을 최대화시키는 절전 기술에 집중 투자, 데스크 탑 PC용 칩에 이어 노트북 PC용 칩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인텔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01년 데스크 탑 PC 수요가 급감하면서 매출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부터. 80년대 이후 속도 경쟁에 사활을 걸었던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들은 90년대 말 클락 속도가 일정 수준에 달하고 인터넷 검색이 PC 사용의 주된 목적이 되면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일반 사용자들에겐 더 이상의 속도가 무의미해지면서 데스크 탑 PC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인텔이 회생의 돌파구로 삼은 것이 모바일 시장이었던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첫 번째 주력 모바일 칩 `펜티엄 M`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3ㆍ4분기 매출(78억 달러)이 96년 이후 최대폭인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등 모바일 전략이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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