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인하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한카드는 6월1일부터 우수고객에 대해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카드사가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내리기는 지난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계 카드사는 재벌계에 비해 3%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하나은행[002860]의 경우 우수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연 18.0∼26.9%(취급수수료 0.4% 제외)에서 14.40∼21.52%로 최고 5.38%포인트 인하한다.
또 우수 고객들에게는 이용금액의 0.4%를 부과하고 있는 취급수수료도 0.2%포인트 낮춰주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6월말까지 수수료 인하 적용 대상을 3만∼4만명으로 확대한뒤 경영상황에 따라 적용 대상을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신한카드도 최우수 등급 고객에게 적용하는 현금서비스 최저 수수료율을 연 12.
5%(취급수수료 0.5% 제외)에서 11.8%로 0.7%포인트 인하한다.
신한카드는 이달초 우수 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금액의 0.5%인 취급수수료를면제해주는 F1카드를 출시, 사실상 수수료를 인하한 바 있다.
이번 수수료율 인하 조치는 무이자 할부서비스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카드업계의 주도권을 장악했던 재벌계 카드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재벌계 카드사들은 그동안 무이자할부와 할인이벤트, 전자와 유통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독점 제휴를 통해 덩치를 키우며 은행계 카드사들을 압도해왔다.
그러나 2002년말부터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재벌계 카드사 성장의 `1등공신' 역할을 했던 공격 마케팅이 유동성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재벌계 카드사들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2002년말 20%대 초반이던 최고 수수료율을 30%대 이상으로 올려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은 "카드사들이 지금까지는 획일적인 부가 서비스 등으로경쟁을 벌여왔으나 앞으로는 수수료 할인 등과 같은 가격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