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등 서해 5도에 배치된 어업 지도선의 노후화가 심각해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서해 5도에 배치된 어업 지도선은 모두 6척으로 2006년 건조돼 연평도에 배치된 어업지도선(인천 232호ㆍ113톤급)을 제외하고는 모두 선령이 18년 이상의 노후 선박들이다. 특히 백령도 해역을 담당하고 있는 132톤급 규모의 '인천 213호'는 지난 1977년 건조돼 선령만 36년이 됐다.
이들 어업 지도선들이 관리 해야 할 어선 수는 모두 245척에 이르지만, 노후화와 낮은 속도로 인해 어선 단속 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최대 속도는 백령도 해역을 담당하는 '인천 213호'가 8노트, 나머지 어업 지도선들의 최대 속력은 14~18노트에 불과하다. 인천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어선들은 평균적으로 30노트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다. 현대화된 어선들이 불법을 저질러도 따라 잡을 수 없어 수수방관 하기 일쑤다.
어선이 방향을 잃어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백령도와 연평도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북한의 도발과 활개를 치면서 불법어업을 일삼은 중국 어선들의 단속은 엄두 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어업 지도선 가운데 선령이 오래된 백령도와 대청도 해역을 담당하고 있는 3척을 교체하기로 하고 정부에 국비 165억원을 교체해 줄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이마저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옹진군 관계자는 "올해로 7년째 어업지도선의 교체를 위해 국비지원을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년 자치단체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며 지원을 못해주겠다는 통보만 받아왔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는 백령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서해5도특별지원대책을 서둘러 발표했으나 시급한 어업지도선 하나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며"서해 5도 어민들의 보다 안전한 조업을 위해서라도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