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유동성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과 통화당국의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넘쳐 나는 돈이 단기자금으로 떠돌고 있지만 아직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보다는 경제 회복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금융시장 유동성 상황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 전문가들 사이의 과잉유동성 논란에 대해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금융시장 안정이 정착될 때까지는 유동성을 풍부한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대내외 여건이 매우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과잉 유동성에 따른 주택가격 급등 등 자산시장 불안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동성 흐름에 대해서는 "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해소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실물 부문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기업 구조조정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성 과잉문제는 유동성의 양보다도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금의 흐름이 왜곡된 데 원인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 위원은 다만 유동성이 시중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 규모가 실물경제활동 대비 적정수준을 웃돌고 있는데다 최근 실물경기마저 빠르게 위축되면서 과잉유동성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