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새 정부 각료들과의 라인 구축에 부심하고 있다.
새 정부가 예전과 같은 기업의 로비행태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데다 청와대나 관련 부처 실세와 연결할 끈도 마땅치 않은 까닭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새 내각이 윤곽을 드러냄에 따라 계열사별 관료 출신을 활용, 정부와의 새 채널을 마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은 일단 입각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정통부 장관을 지낸 남궁 석 민주당의원 등 `삼성 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경유자동차, 경차 등 이슈들이 걸려 있어 새 정부의 동향 파악에 바쁘게 뛰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일단 기획실을 중심으로 통상 활동에 주력하되, 민감한 이슈가 불거질 경우에 대비 정부와의 핫라인을 상시 가동할 방침이다. 공식적인 의견은 자동차공업협회 회장직을 맡은 김동진 사장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정책에 특히 민감한 SK텔레콤은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대외업무를 담당하던CR(Corporate Relations)부문을 사장 직속 CRC(Corporate Relations Center)로 승격시키고, 정통부 공보관 출신 서영길씨를 CRC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원유관세 인하를 최대 과제로 삼은 SK㈜는 옛 동력자원부 출신인 정만원 SK텔레콤 인터넷사업부문장을 영입, 에너지&마케팅 사업부문장 전무로 발령해 대관 총책임을 맡겼다.
이밖에 한화그룹 등 최근 사정바람에 휩쓸린 기업들도 대 정부 안테나를 풀가동하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정부가 사정의 속도를 조절한다고 하지만 불똥이 언제 튈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대정부 라인 구축에 부심하고 있다”며 “정부도 대관업무를 부정적 의미의 로비로만 인식할게 아니라 현장의 실상을 전달하는 통로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