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실] 지상(紙上)MBA <9> 마케팅

고객-기업 연결하는 '경영학의 연금술'
똑같은 상품이라도 마케팅 따라 가격 달라져
스타벅스, 평범한 커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


스타벅스는 지난 1971년 볼드윈과 보커, 시글에 의해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40여개국에 총 9,00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30억달러의 브랜드 가치로 2006년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가 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더구나 스타벅스는 처음 10년 동안 커피숍이 아니라 커피 원재료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스타벅스의 성공신화는 1982년 마케팅 천재인 하워드 슐츠를 영입하면서 시작됐다. 슐츠가 스타벅스 커피를 처음 세상에 선보이자 “한잔에 3달러(당시 가격)씩이나 지불하면서 매일 커피를 사 마실 미국인은 없다“는 조롱이 쏟아졌다. 하지만 오늘날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을 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슐츠는 커피라는 아주 평범한 상품을 마케팅했고 스타벅스 브랜드를 단순한 커피 전문점이 아닌 ‘제3의 안락한 장소’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커피 문화를 바꿨다. 슐츠는 1987년 스타벅스를 인수해 오너가 됐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 1992년에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스타벅스의 사례처럼 재화의 증가와 글로벌 시장의 단일화로 현대 기업경영에서 마케팅 역량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최고마케팅경영자(Chief Marketing OfficeㆍCMO) 제도를 도입하고 최고 책임자에 외국인 인재를 영입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부사장을 책임자로 하는 전사적 마케팅 조직을 신설했고 삼성전자는 피자헛 CMO 출신을 북미지역 마케팅 담당으로 내정했다. LG전자는 화이자 동북아 담당 총괄 출신인 외국인을 CMO로 영입하고 모든 마케팅 업무를 일임하는 등 마케팅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케팅은 고객의 욕구(needs)와 필요(wants)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업의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마케팅의 범주에는 시장환경 분석, 마케팅 전략, 마케팅 조사, 소비자행동, 시장 세분화, 브랜드 관리, 마케팅 믹스(4P Mix) 등의 다양한 주제들이 포함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SWOT 분석(강점ㆍ약점ㆍ위기ㆍ기회)이나 STP전략(세분화, 표적시장 선정, 포지셔닝) 등도 마케팅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최근에는 글로벌화와 정보화에 따라 글로벌 마케팅과 인터넷 마케팅이 새롭게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은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라 대중 마케팅(mass marketing), 표적 마케팅(target marketing), 일대일 마케팅(one-to-one marketing)으로 발전해왔다. 마케팅 대상의 단위를 대중에서 집단, 개인으로 세분화함으로써 마케팅의 효과를 높이자는 것이다. 앞으로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개인별 맞춤 마케팅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MBA 교과과정에서 마케팅은 최신 시장환경과 고객동향을 파악하고 예측한다는 측면에서 강조된다. 파이낸셜타임스지 MBA 순위 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미국 와튼스쿨의 경우 20여개의 마케팅 관련 과목 교수법을 사례분석과 토론 및 프리젠테이션으로 교육하고 있다. 그중 가장 특징적인 과목으로는 GCP(Global Consulting Practicum)를 꼽을 수 있다. GCP는 와튼스쿨과 협력관계에 있는 외국 MBA 스쿨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마케팅과 관련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기업경영 실전에 가까운 수업을 하게 된다. 마케팅 분야의 대가인 매키나는 마케팅을 기업활동의 부분적 기능이 아닌 ‘모든 것(marketing is everything)’이라고 표현했다. 마케팅은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기업을 기업답게 하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제품으로 1달러를 받을 수도 있고 100달러를 받을 수도 있는 마술과도 같은 경영학의 연금술이 바로 마케팅이다. /이주량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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