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USTR는 이날 성명서에서 "최근 수석대표 협상에서 다음달 장관급 교섭에서 처리해야 할 (이견이 있는) 안건들을 크게 줄였다"고 공개했다. 미국ㆍ일본 등 TPP 참가 12개국은 19일부터 엿새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수석교섭관회의를 갖고 협상의제들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서 정부조달사업에서 외국자본의 참여 제한을 완화하도록 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또 기업인들의 출입국을 원활이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편의점 등의 서비스기업의 해외 진출시 현지 규정을 완화하는 데도 이견을 크게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TPP 협정은 그동안 참가국 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연내 타결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미국 측의 적극적인 태도와 일본 등 주요국들의 협조로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달 7~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장관급회의에서 총 21개 협상 분야 중 과반수가 넘는 분야에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도 26일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연내 타결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산물 관세 철폐와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은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쌀ㆍ육류 등 5대 농산물 분야의 관세 철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아시아 신흥국들은 의약품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제약 분야 지적재산권 보호에 있어서 신중한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장관급회의에서 완전타결이 아닌 잠정합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관급회의 이후 "협상 타결" 대신 "큰 틀의 합의안"을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연내 타결을 강력히 요구해온 미국을 배려하는 동시에 피해를 우려하는 아시아 신흥국이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