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車 매각 남은 쟁점매각제외 사업장은 독자생존등 살길모색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간 대우차 매각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채권단 전체 합의가 본계약 체결의 마지막 관문으로 남게 됐다.
신규자금 지원액을 배분하는 문제가 쟁점이 되겠지만 협의안 자체를 거부하는 사태로까지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또 이번 협의내용 중 부평공장 조기 인수 여부와 매각에서 제외된 사업장의 처리문제가 관심거리다. 부평공장의 경우 수익성과 노사관계 등이 중요 변수고 매각에서 제외된 사업장은 대부분 매각 및 청산 등의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 채권단 동의 얻어낼까
산업은행은 대우차 매각협상을 진행하면서 국내 채권단들과 일절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는 일단 GM과 합의를 본 다음 국내 채권단과 논의하는 게 수월하다는 생각에서다.
결국 국내 채권단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신규자금 지원을 채권단간 어떻게 분담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채권단간 진통이 예상된다.
국내 채권단은 20억달러 내에서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후 설립하는 신설법인에 장기운영자금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 가운데 7억5,000만달러는 일반 기업대출 금리보다 낮은 6% 고정금리로 나가고 나머지는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하지만 이 부분 역시 막판 협상과정에서 가산금리를 투자등급 마지막 수준인 BBB에 맞추기로 하는 등 상당폭 인하됐다.
결국 채권단 입장에서는 대출해봤자 장사가 안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장기자금 지원의 경우 채권단 공동으로 융자해주는 신디케이티드론으로 나가야 되지만 금리 혜택이 별로 없어 은행들이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매각협상 내용에 대해 채권단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을 최대한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부평공장 조기 인수 여부
정 총재는 "부평공장이 가동률ㆍ노동생산성ㆍ품질수준ㆍ노사문제 등 일정 수준을 충족시킬 때 GM이 의무적으로 조기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본계약에서 명시할 GM측의 요구조건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GM이 예상보다 빨리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결국 전문가들은 부평공장의 수익성과 노사관계 등이 인수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평공장은 지난해 7월 3년 만에 처음 51억원의 흑자를 낸 뒤 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다 판매감소로 다시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특히 GM은 '노사분규 일수가 GM 세계 사업장의 평균치인 5일 이하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노조는 쟁의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 매각 제외 법인, 어떻게 되나
이번 매각협상에서 제외된 사업장은 독립법인화하거나 잔존법인에 속해 독자생존ㆍ매각ㆍ청산 등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군산 트럭공장과 부산 버스공장은 독자생존 후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연간 중대형 버스 6,000대 생산규모의 부산공장은 내수의 5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231억원의 흑자를 냈기 때문에 독자경영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트럭 2만대 생산규모를 갖춘 군산공장 상용라인은 라인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당분간 독자적으로 운영한 뒤 원매자를 찾는 방안이 유력하다.
해외사업장의 경우 12개국에 흩어져 있는 15개 생산법인 중 베트남 공장만 GM의 인수대상에 포함됐다. 나머지 사업장의 경우 새로 출범하는 'GM-대우차'가 부품을 대주고 기술을 공급, '계속 굴러가게' 하면서 독자생존ㆍ매각ㆍ청산 등을 모색하도록 한다는 게 대우차의 계획이다.
해외법인 중 가장 큰 폴란드 FSO공장은 현재 폴란드정부가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고 DMP공장도 현지 폴모트사에 매각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31개 해외 판매법인의 경우 서유럽을 제외한 동유럽ㆍ북미 등이 대부분 매각대상에서 빠져 대우차는 이들 판매법인을 통합한 뒤 잔존법인을 통해 운영하거나 정리할 예정이다.
최형욱기자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