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버핏톨로지' 축제 분위기 이어질까

버크셔해서웨이 주총 2일 개막
작년 주가 폭락등 최악 실적
'가치주 장기보유' 비판 예상

“베어스턴스와 같은 투자은행이 하루 아침이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최악의 금융위기는 분명히 지나갔습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 보냈던 메시지다. 78세의 고령 탓인가. 그의 메시지는 불과 4개월 뒤 베어스턴스보다 덩치가 더 큰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가 차례로 붕괴되면서 헛소리로 드러났다. 버핏의 투자전략인 ‘버핏톨로지(Buffettology)’ 신화는 막을 내리나. “공포에 빠졌을 때 탐욕을 느끼고 탐욕에 빠졌을 때 공포를 느낀다”는 버핏은 유가 고공행진에 현혹돼 석유회사(코코노필립스) 투자를 늘리는 바람에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미국 은행주보다는 한국 주식이 낫다”고 했던 그는 엉뚱하게도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아일랜드 은행주가 싸다며 덥석 물었다 혼쭐이 나기도 했다. 버핏은 지난 2월28일 연례 투자서한에서 이를 ‘멍청한 짓’이라고 고백했다. 한때 주당 15만달러를 웃돌던 해서웨이 A주는 지난해 무려 32%나 폭락했다. 4월30일 뉴욕증시의 A주 종가는 9만4,000달러. 올 들어서도 3% 하락했다. 버핏의 자서전 ‘스노볼(눈덩이)’을 집필한 보험 애널리스트 앨리스 슈레더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진정한 베어마켓에서 성공한 투자자는 포토폴리오를 재조정하고 때로는 극적으로 바꾼다”며 “버핏은 과거 시장붕괴 전에 그렇게 했으나 이번 위기에는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가치주를 장기간 보유하는 버핏의 ‘바이 앤 홀드(buy&hold)’ 전략이 신성불가침의 경전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올해 해서웨이 주총에서 그는 최근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올 주총은 마냥 축제 분위기 속에서만 치러질 것 같지 않다고 버핏 워처(watcherㆍ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FT는 “경의를 담은 질문과 허물 없는 답변이 오가는 예년과 다른 풍경이 예상된다”며 “때로는 억만장자 투자자를 비판하는 장면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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