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 범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친구나 친지, 가족 등 주변 인물들이 명의를 도용해 신용카드를 발급 받거나, 주유소 등지에서 무심코 내민 카드를 복제해 거액을 인출하는 등의 사고도 잇따르는 등 범죄유형도 다양화 되고 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신용카드 관련 범죄는 지난 2000년 1,873건에서 2년도 안된 지난해 8월 현재 1만5,102건으로 8배 정도 증가했다. 또 신용카드 부정사용 총액은 99년 245억원에서 2000년에 422억원, 2001년에 455억원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1~9월 동안 신용카드 부정사용액은 313억5,700만원으로 이 가운데 명의도용(43억7,800만원 14%)과 카드 위ㆍ변조에 의한 불법사용(20억7,700만원 6.6%) 등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명의도용에 의한 범죄가 대표적=최근 들어 친척이나 이혼한 처의 명의를 이용,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하는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사망한 남편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신용카드 11장을 만들어 2억원을 불법 사용한 사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범인들은 고지서 발송처를 자신의 주소로 기재, 정작 명의 당사자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복제기 이용한 카드 위ㆍ변조 사건도 발생=농협카드 대량복제 사건에서 확인된 것처럼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위조해 불법 사용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농협 사건에 사용된 것과 카드RW기(일명 카드복제기)가 아무런 제한 없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추가 사고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똑같이 복제할 수 있는 카드RW기는 세운상가 등에서 500만~800만원을 주고 쉽게 살 수 있다. 카드복제기가 있으면 상점 등에서 건네 받은 카드를 이용, 타인의 신용카드를 무단 복제할 수 있다. 일단 복제된 후에는 본인 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매장에서 손쉽게 물건 구입에 사용될 수 있으며 알아낸 비밀번호를 이용, 계좌의 돈을 인출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해결책 없나=명의 도용의 경우 일선 은행과 카드사가 카드를 발급할 때 본인확인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감독을 강화해야 대형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기존 신용ㆍ현금카드는 카드 한쪽 면에 마그네틱선을 붙이고 여기에 각종 정보를 기록하는 방식인데 비밀번호만 알면 위조된 카드로도 손쉽게 현금인출이 가능하다. 반면 스마트카드는 정보를 담은 IC칩을 카드에 내장하는 방식으로 복제나 권한 없는 사람의 카드정보 확인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사용자 본인이 주의하는 것.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거나 쇼핑몰 등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되도록 자신의 PC에서 사용,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면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