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8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쌍용건설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전액 잠식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됨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인수합병형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8년 만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7년 동국제강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한 뒤 지금까지 6차례 걸쳐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매각 과정이 장기화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신뢰 하락으로 회사채 연장이 어려워지자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 것. 쌍용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할인매각을 하면서 대규모 손실금이 쌓여 2011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돼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한편 쌍용건설이 신청한 인수합병형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동시에 제3자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워크아웃 장기화에 따른 채권단의 끝없는 퍼주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전까지 단기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발채무가 해소되고 워크아웃, 출자전환이 논의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접촉이 늘었다"며 "투자자들이 유상증자 참여의사를 밝힌 것은 쌍용건설의 해외사업 경쟁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3위의 대형건설사로 아파트 브랜드는 '쌍용 예가'를 사용하며 초고층 빌딩 등 고급 건축물과 지하철, 도로 등 토목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비중이 높은 전형적인 수출형 건설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