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 세계적인 경기 불투명성으로 국내 업체 해외 현지법인들의 상장 계획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은 해외증시의 침체 여파로 현지법인의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하거나 계획 자체를 아예 취소하는 형편이다.
삼성전자 인도생산법인(SIEL)은 본사 보증없이 차입이 가능할 정도로 신용도가 높아 2년 전부터 현지 상장을 추진했으나 올들어 계획 자체를 백지화시켰다.
LG전자는 인도 생산법인(LGELI)과 중국 텐진(天津)법인의 연내 상장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허가나 합작 파트너의 동의 등 법률적인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지켜 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말레이시아 법인(SDIM)의 현지 증시 상장을 위해 지난 2001년 2월 관련절차를 모두 마쳤지만 기업공개를 2차례나 연기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조성을 겨냥해 서울증시와 뉴욕증시(NYSE)에 동시 상장 원칙을 마련했으나 아직 실행 방안이나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증시 상장계획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자금조달 수단이 제약을 받아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공개 작업은 세계적인 경기 불투명성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연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