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 뛰어넘는 완숙한 美의식

화가 류민자(61)의 개인전이 6년만에 열린다. 긴 세월 작가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어왔으나 이제는 많이 회복된 상태에서 더욱 완숙해진 `미의 세계`를 전한다. 4월 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마련될 전시회에는 `피안` 등 대작 13점과 소품 10점이 걸린다. 작가는 동양화와 서양화, 불교와 기독교, 인공과 자연을 분리하고 단절시켜 생각하지 않는다. 양쪽을 조화시켜 고정관념이나 물리적인 장벽을 뛰어넘어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류민자는 1970년 서양화가이자 남편인 하인두(작고)와 함께 나란히 부부전을 열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화와 서양화는 상호 불가촉의 관계처럼 여겨졌는데, 이같은 장르간의 벽이 류민자에 의해 깨어지기 시작했다. 한국화로 출발한 류씨였으나 전통의 기법과 표현에 안주하지 않은 가운데 끊임없는 변화를 일궈내려 했다. 그리고 자신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 열린 1982년 무렵에는 한지작업 외에 캔버스와 아크릴을 사용한 서양화 기법과 표현을 끌어들여 예술영역을 확장했다. 작가가 그동안 화면에 일관되게 묘사해온 대상은 산, 나무 등 자연이 많다. 이번 출품작에는 인간 군상이 자연과 함께 등장한다. 류민자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온 누리에 충만해 있다”고 말한다. 장녀은 작가에게 여유와 안식을 주는 고향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02)736-1020. <이용웅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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