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이번엔 '부분철수설' 고개드나

GM "판매량 못 늘리면 설비 축소
이익 내려면 공장 가동률 80% 돼야"

미국 GM 본사가 한국GM이 판매량을 늘리지 못하면 생산 설비를 일부 정리해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GM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 특유의 고임금과 낮은 생산성 때문에 국내 생산 물량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블룸버그 통신과 한국GM에 따르면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국GM의 공장 가동률은 60% 수준"이라며 "생산하는 차종의 판매를 늘리지 못한다면 설비를 축소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익을 내려면 공장 가동률을 80%까지 높여야 한다. 하지만 한국GM은 수출 물량 감소로 공장 가동률을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의 국내 공장 생산량은 2007년 94만2,805대에서 지난해 62만9,230대로 31만대 이상 감소했다. 한국GM이 생산한 차량의 80%는 동유럽과 러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2013년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판매를 중단하면서 생산량은 급감했다. 올 3월에는 GM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한국GM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자코비 사장은 "(생산 물량을 줄이는 것 외에) 인력을 줄일 수 있지만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법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차종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자코비 사장은 지난 5월에도 인건비가 많이 오른 한국 대신 인도를 새로운 수출 기지로 정할 수 있다며 한국 공장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에 앞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 17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 특별 좌담회에서 "한국GM은 지난 5년간 기본급이 40%, 각종 수당과 일시금, 격려금을 합한 인건비를 따지면 총 50%가 올랐다"며 "GM의 전세계 공장 중에 이 정도로 임금이 많이 오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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