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퇴직자들 '카센터 1호점' 개점퇴직 예정자들이 회사로부터 해직을 통보 받으면 예외 없이 큰 심리적 충격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는 회사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불투명한 진로에 대한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대개의 경우 처음에는 일방적인 해직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재취업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표시한다. 다시 취업을 해도 '또 해직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가 창업을 대안으로 고려한다.
하지만 창업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소자본 창업은 자영점 창업과 체인점 창업으로 나눌 수 있다. 퇴직자들은 대부분 체인점 창업을 선호한다.
회사 재직 중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영점 창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체인점 창업의 경우 아이템, 인테리어, 서비스, 종업원 관리 등 경영전반에 대해 체인 본부로부터 포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체인점 창업은 나름대로 단점을 갖고 있다. 자영점 창업에 비해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 상대적으로 이윤도 적을 수 밖에 없다. 가맹비, 로열티 등의 명목으로 만만치 않은 돈이 소요된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공동창업'이다. 공동창업은 자영점 창업과 체인점 창업을 결합한 형태다. 공동창업을 선택하면 창업자 개개인이 실제 업소 창업이나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진다.
반면 물품구입, 홈페이지, 공동 브랜드, 홍보전략, 종업원관리, 인테리어, 1588 서비스 등록 등은 공동으로 운영한다. 공동 운영이나 체인점 창업처럼 가맹비나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는 없다.
공동창업의 모델 케이스는 대우차 퇴직자들이 만들어 나가고 있다. 20여명의 대우차 퇴직자들은 카센터 공동창업을 위해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미 임원진 선출 등을 통해 조직을 정비한데 이어 구체적인 입지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미 공동창업 1호점을 일산에 개설했다. 그 주인공은 박재현씨. 박씨는 대우차 품질관리1부에 재직하다 지난 연말 퇴직했다.
그는 카센터를 시작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체인점에 대해 조사해 본 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가맹비를 비롯한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갖가지 규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씨는 뜻을 같이 하는 퇴직자들과 함께 공동창업을 결정했다. 체인점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공동창업이 보다 안정적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더욱이 같은 직장에 재직한 동료들과의 창업이기 때문에 신뢰부족에 따른 마찰도 적었다.
카센터 공동창업을 준비중인 대우차 퇴직자들은 곧 2, 3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재용 DBM코리아 사장은 "현재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시행중인 일부 기업의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창업이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