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가 투자손실을 내고 해외로 도피한 펀드매니저의 동생을 납치해 3억5,000만여원을 뜯어냈다가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김학석 부장검사)는 펀드매니저의 동생을 일본에서 납치ㆍ감금하고 돈을 요구한 혐의(인질강도 등)로 남모(31)씨 등 대전 지역 조직폭력배 두 명과 김모(3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남씨 등은 지난 2008년 4월 사설 펀드매니저를 통해 주식투자금을 운용하다 2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를 갖고 해외로 도피한 펀드매니저 정모씨의 동생을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납치하고 4일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씨의 동생을 인질로 삼아 "돈을 보내지 않으면 동생을 죽이겠다"고 정씨를 협박해 석방 대가로 3억5,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오사카에서 불법 체류하던 김씨는 일본인 명의로 위조된 일본 여권을 발급 받아 2008년 8월부터 최근까지 9차례에 걸쳐 한국에 불법 입국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남씨 등이 주식투자로 20억여원을 잃은 한 투자자가 정씨 가족의 납치를 지시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실제 납치 청부자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현행법에 금지된 사설펀드를 운영하고 투자금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된 정씨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로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