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따른 공급부족에 '직격탄'

지난달 판매 급감 "우려가 현실로"
인기높은 중소형마저 생산못해 주문 끊겨
그나마 기아차 해외판매는 5% 늘어 위안


“임금협상의 조기 타결을 추진해 국내외 고객들이 주문한 차량을 하루라도 빨리 인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판매실적이 발표된 1일 이같이 밝혔다. 우울한 성적표의 요인이 대체로 노조 파업에 따른 공급부족 때문이었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지난해 7월에 비해서도 4.8%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은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내수 판매는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시장점유율은 올 들어 가장 낮은 48.9%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노조의 4차례에 걸친 부분파업으로 1만5,326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해외에서 판매가 급증하는 중소형 모델까지 생산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문물량이 줄었다. 이 같은 악순환이 고스란히 판매실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대수가 7,800여대에 달한다. 로체 이노베이션과 모닝 등이 돌풍을 일으킨 덕분에 내수는 좋아졌지만 해외판매는 뚝 떨어졌다. 역시 공급부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 및 고유가로 자동차 구매욕구가 꺾여 있는 상황에서 물량마저 빠듯하게 공급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힘겨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계열사인 기아차가 그나마 유럽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차 씨드의 판매 호조와 프라이드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7월에 비해 해외 판매실적이 5.1% 늘어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측은 “조기 협상 타결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리한 경영여건을 극복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보였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대ㆍ기아차 노조 모두 임협 및 임단협에서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채 지난달 25일(기아차는 26일)부터 휴가에 들어간 상태. 휴가 이후 전개될 상황도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체 중 GM대우는 타이어 공급 중단으로 인한 조업 중단 여파가 7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GM대우의 지난달 판매대수는 7만7,373대로 전월 9만4,190대보다 17.9%나 떨어졌다. 특히 GM대우는 윈스톰 맥스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가 전월 대비 7.5%나 줄었으며 수출은 거의 전 차종이 감소해 전월보다 19.6% 떨어졌다. 이밖에 르노삼성은 7월 총 2만2,525대의 차량을 판매해 6월보다 9.3%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 비해서는 75.9%나 상승한 실적. 르노삼성 측은 “내수와 수출 모두 기복 없이 고르게 꾸준히 늘면서 7월에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또 쌍용차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내수 판매실적이 4,409대를 기록, 전월보다 131% 늘어났으며 전체 판매실적도 1만69대로 7,392대에 그쳤던 6월보다 36.2% 증가해 한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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