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펜실베이니아대(유펜) 개교 274년 만에 처음으로 한인 2세가 여성 총학생회장에 선출됐다.

8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주 한인 언론인 뉴스코리아에 따르면 유펜에 재학 중인 재미동포 2세 김재윤(사진)씨는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치러진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1,806표를 획득해 2014~2015년 학기를 이끌 유펜 총학생회장에 뽑혔다. 미국 아이비리그(동부지역 8개 명문대학) 중 하나인 유펜에서 여성 총학생회장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계로도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주 버펄로에서 태어나 6세 때인 지난 2000년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주한 김씨는 앨런고등학교를 나와 2011년 유펜에 입학해 현재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총학생회에서 열정적으로 일해온 김씨는 2학년이던 지난해 27개 소수인종 학생으로 이뤄진 소수자연합위원회(United minority council)의 회장을 맡고 '문화 간 대화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등 학교에서 백인 주류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앞장서왔다.

지난해 4명의 학생이 교내에서 자살한 사건을 보고 총학생회장에 출마를 결심한 김씨는 "다채로운 내 경험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학생회장에 도전했다"며 "커뮤니티 활성화 등으로 재학생 1만명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기숙사에 '멘토'를 상주시켜 고민을 상담할 수 있게 배려할 것"이라고 앞으로 계획을 소개했다.

2011년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2명의 고교생 중 1명에 뽑힌 김씨는 백악관을 방문하고 의회를 둘러보는 '상원 유스 프로그램'에 참가해 미국 50개주에서 온 또래학생 100명과 교분을 쌓고 아이비리그 학생 대표와 미국 대학생 대표로 각각 중국·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등 풍부한 경력을 쌓았다. 장래희망은 외교관 또는 교수다.

김씨는 "피난민인 할아버지·할머니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북한에 관심을 뒀다"며 "북한 인권 개선과 탈북자의 한국 정착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오는 5월 말부터 약 두 달간 미국 뉴욕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생생한 외교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