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톤당 1만弗 넘어설수도"

막대한 달러 동원 현물매입 가능성 배제못해
中東 불안등 악재투성이 시장에 기름부은 격
전문가들 "원자재 급등세 2년이상 계속될 것"


'중국의 원자재 전략비축 선언'이라는 초대형 악재로 국제 원자재시장이 대란 위기감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중국의 원자재 비축 계획이 중국의 고성장추세와 9,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중동 및 남미의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나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구리가 연내 1만달러까지 치솟는 등 적어도 2년 이상 급등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중국의 원자재 비축 추진 상황에 따라 '원자재 재앙'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자재 시장 '초대형 악재' 등장=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폭탄선언이 원자재 시장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국토자원부는 구리ㆍ철ㆍ우라늄 등 10대 광물자원에 대한 전략적 비축을 2010년까지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구리는 2,000만 ,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 2억톤, 철 5억톤 등 10대 광물 비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석유를 2020년까지 수입량 기준 90일분, 약 3억배럴을 전략 비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중국의 고속 성장 행진도 원자재시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 당초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8%선에서 묶는 등 긴축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2%를 기록하고 2ㆍ4분기에도 9.8%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이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이라는 점도 원자재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8,750억달러(3월말 현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풀어 언제든지 시장에서 전략 비축분을 현물로 사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재값 급등세 가속= 이번 중국의 전략비축 선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2004년의 '차이나 쇼크' 당시 구리값의 저점 대비 상승폭은 48.2%에 불과했고 아연 역시 23.3%에 그쳤다. 하지만 구리값은 지난해말 톤당 4,395달러에서 10일 8,070달러로 84%나 수직 상승했고 아연은 91.7%나 뛰었다. 2004년과 비교해 볼 때 구리는 70%, 아연은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이외에도 니켈은 51.5%, 주석도 45.8%나 상승했다. 특히 구리의 경우 지난 3월 17일 사상 최초로 5,000달러선을 돌파한 후 6,000달러는 19일 걸린데 반해, 7,000달러와 8,000달러는 넘는데는 보름도 채 걸리지 않는 등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더구나 2004년 당시는 중국이 원자재에 대한 수입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중국이 수입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위험치가 더욱 높다. ◇원자재값 상승세 2년 이상 계속된다= 더 큰 문제는 원자재 가격 폭등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구리의 경우 톤당 1만달러 돌파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시장 딜러의 말을 인용, "구리가격은 9,000~1만달러까지 향해 가고 있다"며 "상한선을 어디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값 급등세가 적어도 2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5월 월례보고서를 통해 "상품가격 강세가 2007년 이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광산 개발과 제련능력의 부족, 그리고 중국의 높은 원자재 수요가 가격인상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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