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 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NH농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채권시장에서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형 증권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NH농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자본 확충과 사업다각화 등으로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ㆍ나이스신용평가ㆍ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지난달 NH농협증권의 기업신용등급과 회사채 신용등급을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기업신용등급은 A+에서 AA-, 회사채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각각 한 단계씩 등급이 올라섰다. 신평사들은 또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채권 신용등급도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씩 등급을 올렸다.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이들 증권사의 신용등급 상승은 특히 눈길을 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DB대우증권(-52.89%), 삼성증권(-39.59%), 우리투자증권(-29.78%) 등 주요 증권사들의 2ㆍ4분기(일부 증권사는 1ㆍ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1ㆍ4분기(2013년 4~6월) 실적을 발표한 HMC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95.1% 감소한 1억9,600만원에 그쳤다.
NH농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자본 확충과 사업다각화 때문이다. NH농협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의 지원으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등 대형증권사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또 NH농협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영업력이 강화되고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수익원이 다변화된데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와의 연계영업으로 인해 자산관리 부문의 사업이 강화된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브로커리지에 기반한 수수료 수익 비중이 50%가량인 데 비해 미래에셋증권은 32%에 불과해 수익원 다변화가 뚜렷하다는 평가이다.
한국기업평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데다 주식시장의 경기흐름에 따라 수익구조의 변동성이 커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올해 시장상황과 실적전망을 감안할 때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래에셋증권과 NH농협증권은 자본 확충, 사업다각화 등으로 신용등급이 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