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협력社 큰 피해

공장가동 중단·조업단축등 속출…"장기화땐 경영위기"

현대자동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이 공장가동을 중단하거나 조업단축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1차 협력업체들의 매출 손실은 물론 2ㆍ3차 협력업체들까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에서 크래시패드(보닛에 들어가는 완충장치 겸 소음감소 장치)를 납품하고 있는 덕양산업은 지난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라인가동을 멈췄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 제품은 재고 없이 현대차 생산라인과 연동해 생산된다”며 “노조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우리 역시 조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머플러(배기관)를 공급하는 울산 지역 협력업체인 세종공업도 현대차 생산라인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제대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울산공장 인근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실시간으로 부품을 납품(just in time)하는 서열업체들이 70여개사에 달한다”며 “이들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즉각 공장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외에 현대차에 부품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상당수 협력업체들도 조업단축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에 생산물량의 60%를 공급하는 경주 용강공단의 한 부품협력업체는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이 시작된 26일부터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업기간 동안 잔업과 특근을 없애고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주간 작업시간도 단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현대ㆍ기아차협력회’의 한 관계자는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현대차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부분파업이라도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자체 조사 결과 상당수 협력업체들이 공장가동 단축 등 비상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파업 초기라서 아직은 1차 협력업체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파업규모가 확대될 경우 2ㆍ3차 협력업체들까지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노조가 이틀째 부분파업에 들어간 이날 1,861대 규모의 생산차질과 249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해 올 들어 노조 파업 등에 따른 누적 피해규모는 생산차질 1만9,525대 및 매출손실 2,67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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