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발 훈풍' 헬스케어주 날지만…

삼성 대규모 투자 불구 국내는 제품 조립만 담당
사업 연계성도 떨어져 기대만으로 투자 자제를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은 대개 코스닥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삼성전자의 투자는 코스닥 기업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이를 반영해 코스닥 기업 주가가 먼저 오른다. 삼성전자가 개방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공개하고 투자 계획을 내놓은 29일 코스닥시장에서도 헬스케어 관련 기업 주가는 어김없이 올랐다. 그러나 실적 성장까지 이끌지는 미지수다. 코스닥 기업은 주로 조립만 담당해 실적이 과실로 돌아오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료정보솔루션 업체인 비트컴퓨터(032850)는 이날 전일보다 285원(6.90%) 오른 4,4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0%대의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비트컴퓨터의 거래량은 45만여주로 전일보다 5,716.86%나 폭증했다. 인성정보(033230)는 3.33% 상승한 8,39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 헬스케어 관련주로 꼽히는 인피니트헬스케어(071200)(3.64%) , 유비케어(032620)(1.93%), 현대정보기술(026180)(0.68%) 등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이날(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방형 건강관리 플랫폼인 '삼성 디지털 헬스'를 공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5,000만달러 규모의 헬스케어 관련 투자 계획도 밝혔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헬스케어 관련주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하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상승은 대부분 기대감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헬스케어 관련주가 아직 삼성전자와 사업 연계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단순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병준 휘닉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헬스케어 관련주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주처럼 삼성과 직접 연결될 단계는 아니다"라며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고 삼성의 전략제품이 상용화된 후 관련 협력업체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IT팀장도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에 사용될 제품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미국에서 하고 국내는 조립만 한다"며 "헬스케어 관련주가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에 관여한 곳이 아직 없다"고 전했다. 이어 "상용화된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가격이 스마트폰의 반 값도 안 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부품가격도 싸다"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점유하고 생산하는 데 파생된 부품기업과 같은 납품업체들 규모와 체인이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