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동양시멘트 법정관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현 회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전날 저녁6시가 넘어 현금 5억원을 빌려 부도를 막을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된 동양시멘트 법정관리는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부도를 최소화하는 최후의 선택이었다”라며 “긴급히 법원에 모든 결정을 맡길 수밖에 없어 저희 가족의 모든 경영권 포기가 자동으로 수반됐다”고 밝혔다.

법정관리가 동양그룹을 믿고 응원한 수많은 형태의 투자자와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 회장은 또 “동양 임직원들을 움직인 모든 의사결정은 저의 판단과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 직원들은 회사가 내놓은 금융상품을 최선을 다해 파는 소임을 다했을 뿐”이라며 법정관리 사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저의 최대 과제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회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죄송하고 비통한 마음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현 회장은 “가족의 마지막 남은 생활비 통장까지 꺼내 CP를 사 모았지만 결국 오늘의 사태에 이르렀다”며 “오랜 시간 회사와 제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담보로 CP 차환 문제만을 우선 해결하려 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오래 전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또 “너무나 저평가된 각사의 주식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담보로 친지와 협력사들에까지 신용보강을 도와주길 부탁해봤지만 그 모든 협상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더불어 장기화된 자산매각은 시장 분위기의 악화와 실패론으로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현 회장은 “계열사 간 지급이 장기간 미뤄지면서 부도에 직면했고 동양생명과 동양증권의 전산망 마비, 수백 조달업체들의 연쇄부도 등 엄청난 사태를 법원을 통해 일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대출이나 자산매각을 통한 사태수습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CP 전체의 차환이 은행의 협조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걸고 해결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현 회장은 “이제 회사의 회생이 주목적인 법원이 은행권과의 이해관계도 회사와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현명하게 조정해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