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PC메신저도 접수하나
유무선 연동 효과 덕에 모바일 고객 대거 이동PC버전 출시 한달만에 2위 올라 네이트온 위협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 '카톡'
카카오톡 알림 소리에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직장인 권윤주(26)씨는 최근 PC용 메신저를 바꿨다. 지난달 카카오톡 PC버전을 내려 받은 뒤 친구들은 물론 직장 동료들과도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기존에 쓰던 PC용 메신저를 삭제했다. 카톡 버전이 모바일과 연동돼 사용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메신저시장을 제패한 카카오톡이 PC메신저시장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공식 버전 출시 한달 만에 부동의 1위 네이트온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으로 PC메신저 이용시간 점유율은 네이트온 67.6%, 카카오톡 18.1%, 마이피플 5.2%, 라인 1.8%로 집계됐다. 지난달 20일 카카오톡 PC버전 출시 이후 네이트온의 시장 점유율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NHN 라인과 다음 마이피플의 PC버전에도 미동이 없던 점유율 80% 아성이 카카오톡 PC버전의 등장으로 무너진 것이다. 출시 첫주 2.6%의 점유율을 보인 카카오톡 PC버전은 매주 꾸준히 이용자를 확대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PC메신저시장에서 카카오톡이 순항하는 것은 모바일에서 확보해둔 이용자 덕분으로 분석된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메신저 이용자 수는 카카오톡 3,242만명, 마이피플 344만명, 네이트온UC 329만명, 라인 330만명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을 쓰는 수많은 이용자들이 기존 PC용 메신저 대신 모바일 대화를 이어가기 편리한 카카오톡 PC버전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만명을 모집했던 카카오톡 PC버전 시범 서비스에 21만명이 지원하고 정식 버전 출시일에는 실시간 검색어가 카카오로 도배되는 등 카카오톡 PC버전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감도 점유율 증가에 한몫을 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카톡 PC버전에 대응하기 위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르면 다음달 중 네이트온 5.0 버전을 선보이기로 했다. SK컴즈는 카카오톡이 제공하지 않는 파일 전송ㆍ공유 기능을 강화해 차별성을 강조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이트온 5.0은 쪽지와 대화창을 하나로 통합하고 유ㆍ무선 간에 전송되는 파일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SK컴즈는 모바일메신저 네이트온UC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트온UC는 전화번호 기반으로 가입자를 모으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과 달리 네이트온 아이디를 기반으로 해 오히려 이용자가 매달 줄고 있는 추세다.
네이트온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카카오톡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이 PC를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하면서 모바일메신저와 PC메신저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며 "유ㆍ무선 연동 강화가 전체 메신저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SK컴즈 관계자는 "현재까지 카카오톡 PC버전 출시에 따른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며 "동영상 자동변환, 파일함, T클라우드 연동 등 다양한 유ㆍ무선 간 파일 공유 기능을 극대화해 이용자들이 강점으로 꼽는 업무용 메신저로서의 차별성을 부각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