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1만원권 지폐 제작 뒷얘기

한국은행은 18일 새 1만원권 지폐의 시제품이 완성됨에 따라 실제 크기의 도안을 공개됐다. 새 1만원권 지폐는 인물초상으로 세종대왕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바탕무늬와 보조소재들은 '과학'을 주제로 대폭 변경했다. 또 홀로그램과 색전환잉크 등 각종 위조방지 기술이 추가되면서 인쇄비용도 기존 구권에 비해 비싸지게 됐다. ◇ 1만원 지폐의 테마는 '과학' 새 1만원권 뒷면에는 조선조 대표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가 바탕무늬로, 천체 관측기구인 혼천의(渾天儀)와 국내최대 규모인 보현산천문대 광학천체망원경이 보조소재로 각각 채택됐다. 기존 1만원권 뒷면이 바탕무늬가 없이 경회루가 보조소재로 있었던 것과 달리 국내 천문과학의 오랜 역사성과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은측은 설명했다. 특히 세계 기록문화유산인 한글 창제와 더불어 세종대왕의 대표적인 업적인 과학진흥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새 1천원권이 '예술'이 주제였고 5천원권이 '여성'을 주제로 표현한 것이라면 1만원권은 과학적 우수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1천원권은 뒷면에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보물 제 585호)를 그려 예술성을 강조했으며, 5천원권 뒷면에는 신사임당의 '초충도'와 조각보무늬 등 여성적인 도안들이 채택됐다. ◇ 국보급 과학유물 3점이 '1만원권'에 새 1만원권 뒷면 바탕무늬로 채택된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국보 제228호로 지정돼있으며, 하늘의 별자리 모습(天象)을 지상의 분야(分野)와 연관해서 하나의 도상으로 표현한 조선시대 대표적인 천문도이다. 또 국보 제230호로 지정된 혼천의는 현재 고려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송이영(선조 10년)의 작품을 원소재로 삼았다. 기존 1만원권 앞면에 그려져 있는 물시계(자격루.自擊漏) 역시 국보 제229호로지정돼 있는 대표적인 문화재다. 다만 이번 새 지폐 도안에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제2장으로 대체됐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보급 과학기술 유물 3점이 기존 1만원권과 신권에 담기게 됐다"이라고 말했다. ◇ 조선 최초의 화폐도 세종때 지난 1983년 이후 23년만에 새 1만원권 지폐를 선보이면서 많은 도안들이 교체됐으나 인물초상은 기존과 같이 세종대왕으로 유지됐다. 한은은 세종이 한글 창제와 과학기술 진흥 등 많은 업적을 남겼고 역사상 인물중 선호도도 가장 높다는 점에서 1만원권 초상인물로서 가장 적합하지만 조선시대최초로 화폐를 주조한 임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1492년 조선시대 최초의 화폐인 조선통보(朝鮮通寶)를 주조했다. 한은은 "세종대왕은 앞으로도 소재로서 변경할 필요가 없다"며 "세종은 여러 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조선시대 주화를 주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제조단가 20원↑..추가비용만 4천700억원 한국은행은 신권 발행으로 4천700억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구권을 폐기하고 신권에 위폐방지장치를 첨가하는데1천9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신권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은행 자동화기기(ATM,CD기)와 자동판매기를 교체하는 데에도 2천8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자동화기기 교체비용 2천200억원과 자판기 교체비용인 600억원은 각각금융기관과 자판기 업자들이 부담하게 된다. 새 1만원권의 1장당 인쇄비용은 80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권에는 홀로그램, 색변환잉크 등 각종 위조방지장치가 강화되면서 장당 20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평균 발권량(연 10억장)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발권량이 늘어날 경우 고정비용이 줄면서 단가가 낮아질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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