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급준비율과 총액한도대출 축소로 자금사정이 빡빡해진 은행들이 CD 발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12일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CD9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4.92%를 기록했다. 카드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3년 3월20일 4.91% 이후 최고치다.
이날 금리가 급등한 데는 은행들이 원천세 3조5,000억원을 납부하면서 지준사정이 악화됐고 다음주 재정자금 집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급하게 자금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자금부의 한 관계자는 “세금이 큰 규모로 빠져나가면서 은행 지준 적수가 나빠지는데다 다음주 재정자금의 집행이 이뤄질지 여부가 불확실해 CD를 높은 금리에 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날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축소해나가겠다고 시사했고 한은의 지준관리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깐깐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서둘러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반면 CD의 주수요처였던 자산운용사들의 매수 여력은 크게 줄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12월에 CD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매력 때문에 매수에 나섰지만 추가 매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