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은 15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파문과 관련, "수사지휘가 내려온 순간 소신을 정했고 다음날인 13일 아침 사직서를 제출하려 했다"며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천 장관과 오래 전부터 협의했고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면서 일선의 의견을 지키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조율에 실패했다"면서 "총장의 사퇴로 모든 책임을 진 것이니 일선에서 동요해서도 안되고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경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홀가분하다.
--천 장관에게 서면지휘를 하라는 말까지 했다는데 협의가 잘 안된 이유는.
▲사실 장관과 오랫동안 조율했으나 실패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총장이 일처리를 잘못해서 수사지휘가 내려온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면서 일선의 의견을 지키고 막으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지휘를 수용키로 한 이유는.
▲총장이 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를 거부하고 일선에 구속지휘를 내릴 경우 검찰은 통제가 안되는 기관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가급적 파국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 처리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지휘를 거부하라는 일선의 목소리도 있었다.
▲발표문에서도 언급했듯이 법집행기관으로서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거부 자체가 사퇴의 뜻을 보이는 것이지만 사퇴에도 거부의 뜻이 있다고 볼 수 있는것 아니냐.
--사표까지 냈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다.
▲검찰 간부들도 제가 사표를 내겠다는 태도로 나올 것을 예상했다고 하더라.
나는 (지휘가 내려온) 처음부터 소신을 정했다. 검찰 간부들이 아니었다면 장관 지휘권이 발동된 다음날 아침에 사직서를 제출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뜻만 고집하면소란스럽고 동요될 것같아 사표 제출을 연기했다. 그러다가 어제는 더 이상 늦추면안되겠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법무부에 보냈다.
--참모들도 모르게 사직서를 낸 이유는.
▲또 만류할텐데 다른 간부들이 알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랬다.
--검찰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사표가 수리되면 퇴임식이 있을테고, 그러면 조만간 만날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은 꼭 알려달라. 총장이 사직서를 낸 것은 검찰과 국민 모두 잘되자는 뜻이지, 잘못되자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내가 사퇴함으로써 모든 책임을 진것이니 일선에서는 동요해서도 안되고 행여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더더욱 안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